위험 현장 고스란히…故 김용균 휴대전화 속 기록들

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

작성 2018.12.19 20:50 수정 2018.12.19 22:1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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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의 휴대전화 속 영상과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조명 대신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했고 또 작업 보고를 위해 휴대전화를 내밀어 촬영을 해야 했던 김용균 씨의 고된 하루하루가 담겨있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고 김용균 씨가 주검으로 발견되기 닷새 전인 지난 6일 김 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입니다.

컨베이어 벨트 중간에 있는 롤러 하나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상체를 벨트 쪽으로 굽혀야 이런 영상을 찍을 수 있다고 동료들이 말합니다.

[故 김용균 씨 동료 : 이런 영상을 찍으려면 가까이서도 찍을수록 좋죠. 먼지가 많이 날리니까…(보고용으로 많이 찍어요?) 네.]

동료들은 또 고인이 촬영한 벨트 영상은 사망 지점과 동일한 구조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석탄 찌꺼기 청소뿐 아니라 보고용 영상 촬영을 위해서도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는 겁니다.

이보다 2주 정도 앞선 지난달 24일 촬영된 영상입니다.

김 씨가 휴대전화를 돌려 렌즈를 닦고 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생전 동영상으로는 마지막 장면입니다.

이 순간에도 컨베이어 벨트 옆으로 석탄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故 김용균 씨 동료 : 설비에 문제가 생겨서 그거를 찍으려 했던 거 같은데, 탄 때문에 잘 안 보여서 한번 닦고…]

고 김용균 씨의 휴대전화에는 사고 당일 근무하면서 촬영했던 12장의 사진도 담겨 있었습니다.

이 사진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도 맡은 일을 착실하게 수행하려는 한 청년의 성실함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사고 당일 물청소 배관이 얼 수도 있다는 내용의 업무 일지가 찍혀 있습니다.

이후에 촬영된 사진들은 현장을 돌며 보온장치와 설비들이 얼지 않았는지 업무 일지에 따라 점검한 것들입니다.

사진이 마지막으로 촬영된 시간은 밤 9시 36분. 사망 추정 시간 1시간 전입니다.

원청인 서부발전 직원이 직접 하청 업체 노동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린 정황이 담긴 SNS 대화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출근하면 평탄화와 진공차 청소를 부탁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습니다.

시민대책위는 고 김용균 씨 동료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이런 대화 내용으로 볼 때 원청이 하청 노동자를 지휘 감독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하청 노동자들은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