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뉴스pick] "강릉 사고 학생들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근육 마비 왔을 것"

수능을 마치고 '우정 여행'을 떠났던 고3 학생들이 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일산화탄소(CO) 누출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 전문가는 "일산화탄소가 인체 근육 활동을 마비시키고 뇌 활동을 마비시킴으로써 발생하는 인명 피해 사고의 유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릉 펜션 사고 (사진=연합뉴스)
오늘(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가 출연해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 무자극"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일산화탄소가 일정 농도 이상으로 몸에 흡입이 됐을 때 구토 증상이라든지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면서 뭔가 이상해 바깥으로 나가거나 거기에 대응하는 행동을 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사고 당시 상황을 추측했습니다. 

박 교수는 이어 "그런데 일산화탄소의 가장 큰 특징이 뭐냐면, 혈액에서 산소가 뇌하고 근육으로 운반이 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특히 근육에 마비가 오기 때문에 내가 바깥쪽으로 빠져나가야 된다는 생각은 들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감식하는 과정에서 1.5m 높이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강릉 펜션 가스 보일러 연통
펜션 건물 2층 발코니 보일러실에 놓인 가스보일러의 연통은 방 안쪽에서 베란다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인데, 배관과 연통이 어긋나 틈이 벌어져 있었던 겁니다.

또 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최초로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150∼159ppm으로 정상에 비해 8배에 달하는 농도가 측정되었다는 사실도 배기가스로 인한 사고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보통 연통이 파손되거나 이탈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외부 충격이 있다. 가스보일러나 배기통에 사람 신체가 부딪혔다든지 또는 외부 충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또는 시공 자체가 불량했을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일어난 사고가 아니냐'는 질문에 박 교수는 "가스를 사용하는 시설은 1년에 한 번 이상 점검을 받아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 규정이 모든 시설이 적용되는 것인지, 가스 공급량이라든지 건물 규모에 따라 적용되는 것인지 참 애매모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법률적으로 모호한 부분이 실제로 안전 관리 부실과 연결되는 원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릉 펜션 사고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낮 1시 12분쯤,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 투숙 중이던 서울 대성고 남학생 10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이 중 3명은 숨졌고, 다른 7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오늘 "병원의 허락을 받아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학생 1명은 최소한의 대화가 가능하고 가족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됐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가스보일러를 정밀 감식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