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 이전을 강행할 뜻을 밝히면서 팔레스타인 측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사에브 에레카트 사무총장은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회견을 통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취임 후 브라질 대사관을 이전하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레카트 총장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만일 대사관을 이전하면 우리의 동맹들과 함께 정치적·경제적 대응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밝힌 동맹은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과 이슬람권 대표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 등을 말한다.
에레카트 총장은 "브라질이 미국·과테말라처럼 대사관을 이전하기로 결정하면 브라질 제품에 대한 보이콧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밖에도 그동안 아랍권과 유지해온 다양한 수준의 협력 관계가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올해 대선 기간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는 등 친(親) 이스라엘 입장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대선 승리 후인 지난달 초 "이스라엘은 주권국가이며 우리는 이를 존중할 것"이라며 대사관 이전 의사를 밝혔다.
이어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만나고 나서 브라질 새 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은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사무총장 명의로 지난 10일 보우소나루 당선인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브라질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옮겨가면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할 수 있으며 브라질과 아랍권의 관계를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브라질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관 폐쇄를 검토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이는 브라질 정부가 지난 2010년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인정한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PLO의 고위 간부는 대사관 이전이 중동지역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는 대변인을 통해 "팔레스타인인과 아랍 세계, 무슬림을 향한 적대적인 조치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에서도 성지로 간주한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내쫓고 점령한 곳으로 국제법상 어느 나라 영토도 아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