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故 김용균 휴대전화 복구…"사망 지점서 사고 더 있었다"

기본장비인 해드 랜턴도 지급 못 받아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작성 2018.12.18 20:57 수정 2018.12.18 22: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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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김용균 씨의 휴대전화가 복구됐습니다. 휴대전화에는 평소 김 씨가 일하면서 찍었던 영상이 남아있었다고 하는데 평소 얼마나 위험한 일을 했는지 보여주는 거라고 동료들은 말했습니다.

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 시신 옆에 있던 고인의 휴대전화입니다.

아직도 군데군데 검은 석탄가루가 묻어 있습니다.

어두운 작업장에서 조명을 위해 손전등 대신 사용했던 그 휴대전화입니다.

다른 직원들 안전모 위에는 해드 랜턴이 있지만, 숨진 김 씨는 이 기본 장비마저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고 김용균 씨가 어둠 속에서 의지한 것은 이 휴대전화의 작은 불빛 하나였습니다.

휴대전화에는 사고 지점에서 촬영된 보고용 작업 영상이 있다고 동료들은 전했습니다.

고인이 상체를 컨베이어 벨트 안으로 들이밀었다 나오는 장면이 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김 씨가 소속된 하청업체는 컨베이어 벨트 주변을 점검하다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원청인 서부발전에 보고해 왔습니다.

작업 환경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영상을 고인이 유품으로 남긴 겁니다.

동료들은 김 씨가 숨진 지점에서 이전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잦았다고 말합니다.

[故 김용균 씨 비정규직 동료 : 작년 겨울인가 탄가루가 좀 많이 날려 가지고 시야 확보가 잘 안 돼서, 그때 배수관에 한 번 빠진 적이 있어요. 그때 허리 크게 좀 다쳤어요.]

사고 지점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석탄 벨트가 방향을 바꾸는 곳입니다.

석탄 가루가 심하게 날려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소음도 커서 숙달된 운전원도 몸을 안으로 굽혀 점검해야 하는 위험한 구간입니다.

[故 김용균 씨 비정규직 동료 : 용균이 사고 난 데가 분탄이 좀 많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삽으로 파내다가, 빨려 들어갈 뻔했는데 그게 제일 위험했던 때 같아요.]

하청 업체가 28차례나 작업 현장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도 무시되고 최소한의 안전교육도 없이 투입되는 나 홀로 근무.

신입 사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故 김용균 씨 비정규직 동료 : 외부에서 밖에서 물 쏠 수 있게 배수관 하나 설치해달라고 했는데, 그게 최근인데 그걸 안 해줬어요. 돈이 많이 든다고.]

[내가 바로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위험 업무를 하청으로 내모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김용균 3법'을 국회에서 처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