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은 18일 탈당 후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했습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이 창당된 후 바른미래당 현역 의원이 탈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 대열에 합류한 이 의원은 올해 초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 당시 한국당 복당을 고심하다 바른미래당 잔류를 결정했으나, 약 2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이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18일) 한국당으로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문재인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는데, 보수야권은 분열돼 이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더 힘 있고 믿음직스러운 보수, 더 새로운 보수의 이름으로 문재인정부의 폭주를 막고 민생경제와 국가안보를 되살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초 이 의원은 정기국회가 끝난 직후 곧바로 한국당에 복당할 예정이었으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단식 농성이 이어지면서 복당 시점을 늦췄습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당에 입당 신청서를 제출하고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2년간 당을 떠나 함께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밀린 숙제를 열심히 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의 합류는 새로운 통합"이라고 환영했습니다.
바른미래당 몫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 위원장은 한국당 복당 후에도 정보위원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이 의원과 한국당에 정보위원장직 반납을 요구,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날 이 의원이 탈당 선언을 한 기자회견장에도 바른정당 측 인사들이 몰려와 정보위원장직을 반납하라며 격하게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이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에게 "과거 단 한 차례도 당적 변경으로 인해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거나 사퇴한 사례가 전혀 없다"며 정보위원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 의원의 탈당·복당으로 바른미래당 의석수는 기존 30석에서 29석으로 줄고, 한국당 의석수는 112석에서 113석으로 늘게 됐습니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은 유승민 전 대표, 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정운천·하태경·지상욱 의원 등 8명으로 줄어들었지만, 당장 추가 탈당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입니다.
바른정당 출신 오신환 사무총장은 한 방송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당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면서 "후속으로 (다른 의원들이) 탈당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기의 문제일 뿐 내년 2월 한국당 전당대회 등을 기점으로 야권발 정계개편이 시작되면 추가 탈당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 의원은 "그 전부터 많은 의원과 교감이 있었다"며 "저를 포함해 한국당이 얼마만큼 보수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내부 개혁을 힘 있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추가 탈당) 시기와 규모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 의원 복당을 놓고 한국당 일각에선 비판 의견도 나왔습니다.
최근 '분당 사태'의 책임을 물어 일부 의원의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한 상황에서 한국당에 복당하는 의원들에게 당협위원장직을 내주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잔류파'인 김태흠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 의원 복당을 보며 서글픔과 정치적 회한이 밀려온다. 보수대통합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살길을 찾기 위해서일까"라며 "온갖 수모 속에 당에 남아 있던 사람은 잘리고, 침 뱉고 집 나간 사람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와도 되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