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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순간 뜨거운 눈물…박항서 감독의 못다 한 이야기

<앵커>

저희 지난 주말 밤 축구 중계 통해서 보셨듯이 베트남 축구 열기는 유럽이나 남미 여느 나라 못지않습니다. 그런 베트남에 최고의 선물을 안긴 박항서 감독이 환갑이 넘었어도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며 지도자로서의 꿈과 못다 한 이야기를 저희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박항서 감독을 하노이에서 이정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우승이 확정되던 순간 눈에 차오른 뜨거운 눈물에는 많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희로애락 이런 부분들이 나이 늦게 이렇게 왔다는 거에 대해서 참 여러 가지 복합적인 부분 때문에 조금 뭉클했습니다.]

박항서 감독에게 올해는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였습니다.

베트남 축구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결승 무대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1월 23세 이하 선수권이 시작이었습니다.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자부심을 갖고…다음에 우승하면 되니깐 절대 고개 숙이지 마라.]

이 말 한마디의 감동은 베트남 전역으로 퍼졌고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진출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박 감독이 말 한대로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아들 같은 선수 발을 직접 마사지하는 등 따뜻한 스킨십으로 팀을 이끄는 박 감독의 이른바 '파파리더십'에 팀은 지난 몇 달 사이 훨씬 더 끈끈해졌습니다.

우승 기자회견장에서 벌어진 이 '돌발 퍼포먼스'가 선수와 감독 사이 격의 없는 관계를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우리 선수들이 천진난만합니다.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우리 선수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이번 경기 끝나고는 어떤 말씀 하셨습니까?) 이제 정상에 섰다. 동남아에서는. 10년을 기다렸다 우리가. 이제는 정상을 지켜야 된다는 게 앞으로 과제다. 오늘은 마음껏 즐겨라.]

히딩크 감독과 함께 2002 월드컵 신화를 썼던 박 감독은 이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지만, 채 1년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프로와 아마추어팀을 맡으면서 시련도 많았습니다.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인생살이가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당시에는 아픔도 있었고, 원망도 많이 했지만 그런 굴곡 있던 삶이 저 자신을 튼튼하게 해준 면도 있고.]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환갑을 넘은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도전이라는 것에선 젊음이든 나이가 들었든 상관없고 거기에는 또 해봐야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 도전은 그런 의미에서 참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국부' 호치민에 버금가는 영웅으로 대접받는 박 감독은 내년에도 위대한 도전을 이어갑니다.

1월 아시안컵 출전에 이어 3월에는 조국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로 베트남에서 양보 없는 단판 승부를 벌입니다.

[박항서/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조국은 대한민국이지만 배우는 자세로 한번 도전해보겠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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