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거주 이탈리아 테러리스트 바티스티, 송환 피해 잠적한 듯

브라질에 거주하는 이탈리아 극좌 테러리스트 체사레 바티스티(63)가 송환을 피해 잠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16일(현지시간) 바티스티가 연방대법원의 체포·수감 결정이 나온 직후부터 잠적한 것으로 보고 이날 다양한 모습으로 변장한 사진을 배포하고 검거에 나섰습니다.

연방경찰은 "바티스티의 잠적·도주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전화나 메일로 제보하면 철저하게 익명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연방대법원의 루이스 푹스 대법관은 지난 13일 바티스티 체포·수감을 결정했으며, 하루 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바티스티 송환을 승인하는 포고령에 서명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포고령 서명이 테메르 대통령의 독자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으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이탈리아 정부는 바티스티 추방을 위한 우리의 협력을 믿어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바티스티는 테메르 대통령의 포고령 서명이 이뤄지자 변호인을 통해 곧바로 연방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변호인은 푹스 대법관의 명령은 중지돼야 하며 대법관 전체회의에서 바티스티 송환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방대법원은 오는 19일 올해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여기서 바티스티 문제를 다룰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극좌 무장 조직의 일원이었던 바티스티는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4건의 살인 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투옥 중 1981년 탈옥해 프랑스 등을 거쳐 2004년 브라질로 도주했습니다.

바티스티는 1990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는 브라질에서 3년간 은둔 생활을 하다가 200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검거됐고,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2009년 이탈리아 송환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이탈리아의 송환 요청을 거부한 채 2010년 말 임기 종료 하루 전에 바티스티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