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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발전소, 엉터리 사고 조사에 증거 없애려 '물청소'"

<앵커>

태안발전소가 이렇게 사고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은 것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정황이 있습니다. 사고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발전소 측이 사고 현장을 물청소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고 김용균 씨는 컨베이어 벨트의 이상 소음을 확인하려고 기계 틈 사이에 몸을 넣었다는 게 시민대책위 분석입니다.

어른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큼 작은 공간에서 일을 하다가 롤러에 몸이 빨려 들어가면서 사고를 당했다는 겁니다.

[고 김용균 씨 동료 : 개구부 같은 출입구인데, 이렇게 비좁은 공간이나 출입구가 이렇게 이런 형식으로 돼 있는 곳이 많습니다.]

방호 덮개 같은 안전장치도, 도와줄 동료도 없었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위험한데 안전줄도 못 당기고, 그렇다고 잡아줄 사람도 없고… 이건 말이 안 됩니다.]

대책위 현장조사 결과, 설사 사고 당시 컨베이어 벨트를 세울 수 있는 비상 정지 줄을 당겼어도 김 씨가 목숨을 구했을지 장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상 정지 줄이 느슨해져서 당겨도 즉시 서지 않고 한참을 더 움직인 뒤에야 서도록 돼 있었다는 겁니다.

조직적 사고 은폐 정황도 폭로했습니다.

사고 보고서에 정작 사고 원인은 쏙 빼놓는가 하면,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사고 현장을 물청소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대책위는 안전조치 마련 전까지 숨진 김 씨가 했던 것과 같은 작업의 전면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오늘(15일)은 광화문에서 촛불 추모제를 열어 위험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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