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안전장치도 없던 현장 "사고 후 물청소"…조직적 은폐 정황

<앵커>

유족과 시민 대책위원회는 오늘(14일) 사고 현장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안전장치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곳에서 홀로 일하다 사고가 난 거라며 회사가 조직적으로 사고를 덮으려 했던 정황도 폭로했습니다.

이 내용은 이세영 기자입니다.

<기자>

고 김용균 씨는 컨베이어 벨트의 이상 소음을 확인하려고 기계 틈 사이에 몸을 넣었다는 게 시민대책위 분석입니다.

어른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큼 작은 공간에서 일을 하다 롤러에 몸이 빨려 들어가면서 사고를 당했다는 겁니다.

[고 김용균 씨 동료 : 개구부 같은 출입군데, 이렇게 비좁은 공간이나 출입구가 이렇게 이런 형식으로 돼 있는 곳이 많습니다.]

방호 덮게 같은 안전장치도 도와줄 동료도 없었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위험한데 안전줄도 못 당기고, 그렇다고 잡아줄 사람도 없고… 이건 말이 안 됩니다.]

대책위 현장 조사 결과 설사 사고 당시 컨베이어 벨트를 세울 수 있는 비상 정지 줄을 당겼어도 김 씨가 목숨을 구했을지 장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상 정지 줄이 느슨해져서 당겨도 즉시 서지 않고 한참을 더 움직인 뒤에야 서도록 돼 있었다는 겁니다.

또 컨베이어 벨트를 세우려면 원청인 서부발전의 사전 승인까지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고 후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작업자에게 일부 작업 재개를 지시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조직적 사고 은폐 정황도 폭로했습니다.

시고 보고서에 정작 사고 원인은 쏙 빼놓는가 하면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사고 현장을 물청소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조성애/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 : 이 노동자들보고 현장 치우라고 해서 못 치운다고 했답니다. 우리 못 올라간다고 했답니다. 그런데 (사고) 현장은 깨끗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대책위는 안전조치 마련 전까지 숨진 김 씨가 했던 것과 같은 작업의 전면 중단과 함께 노동부의 현장 조사에 하청 업체 직원들의 동참을 요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최대웅, 영상편집 : 오영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