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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박스'에 열광하는 이유…'비둘기 실험' 살펴보니

박스를 열기 전까지 안에 들어 있는 게 쓸모없는 건지 아니면 수십만 원짜리 물건인지 모르는 랜덤박스나 럭키박스, 사람들은 왜 여기에 열광하는 걸까요?

여기 이 비둘기에 그 답이 숨겨져 있습니다. 1950년대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비둘기를 상대로 제자리에서 돌게 하거나 버튼을 누르게 하는 등 동물에게 특정한 행동을 학습시킬 수 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학자들은 먼저 비둘기가 버튼을 누를 때마다 보상으로 먹이가 나오게 했습니다. 처음엔 열심히 눌렀지만, 배가 부르자 비둘기는 버튼 누르기를 멈췄습니다.

'버튼을 더 많이 누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에 빠진 학자들은 기막힌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비둘기가 버튼을 눌렀을 때 어떨 때는 먹이를 주고 어떨 때는 주지 않았는데요, 보상이 주어질지 불확실한 상황이 되자 비둘기는 누르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배고픔과 상관없이 버튼을 쪼아댔고 급기야는 집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상을 주되 언제 나올지 모르게 하라'는 이 방법을 '변동강화 계획'이라고 불렀는데요, 그런데 이 방법 비둘기에만 국한된 걸까요?

[곽금주 교수/서울대 심리학과 : 동물의 학습이 인간과 똑같다는 거예요. 보상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랜덤할 때 사람들은 훨씬 더 기쁨이 크다는 거죠. 랜덤박스라는 것은 박스를 받으면 맨날 십만 원이 있다 하는 것보다 만 원, 백만 원 막 섞여 있을 때 그럴 때 인간은 (랜덤박스를) 더 사고 싶은 거예요.]

마치 로또처럼 행운을 거머쥘지 모르는 기대감에 랜덤박스 구입 버튼 누르기를 멈출 수 없는 이 게이머들의 심리를 알아챈 개발사들은 이 시스템을 활용했습니다.

올해 매출 상위 10개의 국내 모바일 게임 가운데 랜덤박스 시스템이 없는 게임은 없을 정도인데요, 끊임없이 버튼을 누르는 비둘기나 게임 속 랜덤박스를 계속 사들이는 게이머나 어쩌면 모두 교묘하게 설계된 상자에 갇혀 누군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걸 잊고 있는 건 아닐까요.

▶ 당신이 랜덤박스 현질을 멈출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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