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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 인명사고 '직원들 입단속·사건축소' 의혹

태안화력 인명사고 '직원들 입단속·사건축소' 의혹
▲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가 12일 오후 서부발전 본사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어제(11일) 새벽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운송설비점검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24살 김 모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은 가운데 회사 측이 사건 발생 직후 직원들의 입단속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사고가 난 태안화력 협력업체 한국발전기술 직원들에 따르면 어제 사고 발생 직후 담당 팀장이 일부 직원들에게 '언론 등 외부에서 내용을 물어보면 일절 응답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한 직원은 "사람이 죽었는데 이런 말 하는 게 어이가 없어서 내용을 녹음하고 항의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고 발생 직후 1인 근무가 문제가 될 조짐을 보이자 발주처인 서부발전 측 한 간부가 "외부에 사고가 난 곳은 자주 순찰을 하지 않는 곳이라고 이야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사건축소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숨진 김씨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사고가 난 곳이 매 근무 때 2∼3회가량 순찰하고 일지에 서명도 하는 곳인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습니다.

한국발전기술 측은 현재까지 1인 근무에 대해 "회사 내부 지침에는 현장 운전원은 1인 근무가 가능하게 돼 있다"며 "운전원은 순찰 위주이지 정비나 점검을 하지 않도록 한다.

간단한 조치 등은 가능하지만, 정비나 점검 등 문제가 생기면 외부에 요청하도록 매뉴얼이 돼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현장 직원은 "운전원 업무가 순찰만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사무실에 와보면 알겠지만, 삽 같은 장비들이 왜 비치돼 있겠는가. 석탄이 쌓이거나 사소한 문제가 생기면 운전원들이 직접 장비를 들고 현장에서 조치하게 돼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서부발전 측은 대외적으로 경찰신고를 사고 발생 18분 뒤인 새벽 3시 50분에 한 것으로 발표했으나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사고 발생 후 1시간여 뒤에 했다며, 사고 수습보다 대책 마련 등으로 시간을 경과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은 "어제 발표한 경찰신고 시간은 확인결과 애초 시간보다 30여분 지난 새벽 4시 25분으로 정정했다"며 "현장에서 누가 신고한 줄 알고 있다가 안 된 것을 알고 뒤늦게 신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오늘 오전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숨진 김씨의 빈소가 차려져 직장동료들이 문상을 시작했으나 서부발전과 협력업체 경영진 등의 출입은 막고 있습니다. 장례일정 등은 유가족과 노조가 협의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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