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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30대 부부의 죽음…남겨진 편지엔 "저주하겠다"

SBS뉴스

작성 2018.12.09 02: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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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그것이 알고싶다 30대 부부의 죽음…남겨진 편지엔 "저주하겠다"
부부가 죽음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8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손편지와 데스노트-부부는 왜 죽음을 선택했나?'라는 부제로 30대 부부 사망 사건에 대한 진실을 추적했다.

지난 3월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에서는 결혼 4년 차 30대 부부가 함께 사망했다. 현장에서는 전소된 번개탄이 발견되었고, 타살흔이 없어 경찰은 두 사람의 죽음에 대해 자살로 판명했다. 사망한 부부는 이혼 후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재혼을 한 부부였다.

죽은 남편인 양 씨의 가족들은 "부모님들한테도 잘하고 가족들에게 살가웠다. 사건 당일 동생한테 장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라고 말했다. 메시지에는 남겨진 딸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예약 문자로 부부가 사망한 후 도착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이제는 너무 지쳐서 남은 것들을 해결할 힘이 없다"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또한 남편 양 씨가 남긴 유서에는 "복수하겠다. 끝까지 저주할 테니 기다리라"라며 죽마고우 장 씨를 저주하고 있었다. 부부는 장 씨에 대해 "무언의 살인자, 가정파탄자, 죽어서라도 복수하겠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유서 18장을 남겼다.

사망한 부부의 지인들은 "장 씨와 현우는 30년 지기 단짝이다. 함께 사업을 하다가 잘못되면서 관계가 서먹해졌다"라고 증언했다. 그리고 양 씨는 사망 전 장 씨가 자신의 아내를 성폭행했다며 그에게 앙심을 품고 있었다. 이에 양 씨는 지난해 장 씨에 대해 성폭행으로 고소했다. 그리고 장 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양 씨의 아내 강수림 씨는 남편이 해외 출장을 간 사이 장 씨가 만나자고 했고, 지속적인 요청에 만나기 위해 나갔다고 밝혔다. 그리고 장 씨는 양 씨에게 숨겨진 아들과 여자가 있다고 말했다는 것. 그리고 장 씨가 폭행도 행사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협박을 하며 만남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씨의 주장은 달랐다. 아내 수림이 양 씨의 사생아 존재를 알고 이혼을 하고 싶다고 장 씨에게 연락을 해왔고, 이를 달래다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이 생겼다는 것. 그리고 이후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내 수림은 장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아내는 다음날 돌아온 남편에게 장 씨가 성폭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수림은 남편과 함께 장 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재판부는 모텔에 설치된 CCTV에 포착된 영상을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해 장 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CCTV에는 강수림이 장 씨를 따라 반항이나 저항 없이 모텔에 들어가는 장면이, 강압에 의해 모텔에 간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 또한 성폭행 후 강수림이 도망을 치거나 사건에 대해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성폭행을 당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부부는 항소심을 준비했고, 2심 공판이 시작되고 3일 후, 장 씨에 대한 저주를 담은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던 것이다. 그리고 부부가 사망한 지 7개월이 지난 10월 대법원은 성폭행 무죄 선고에 대해 파기 환송했다. 이에 장 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다시 재판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현재 폭행과 협박 혐의로 교도소에 복역 중인 장 씨가 제작진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제작진은 장 씨를 만나기 위해 교도소를 찾았다. 하지만 장 씨와의 만남을 불허했다.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기에 그가 인터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

이에 장 씨의 지인과 만나게 됐다. 장 씨는 부부의 죽음을 접하고 "사망 때문에 무죄가 유죄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라며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 특히 장 씨의 지인들은 양 씨 부부의 사망이 이 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추측했다.

장 씨는 제작진에게 장문의 편지도 보내왔다. 장 씨는 "내가 사생아 이야기를 하고 뺨을 톡 건드리긴 했지만 협박을 하거나 폭행을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강수림이 맥주를 먹자고 해서 모텔에 가자고 했고, 강수림이 먼저 스킨십을 해서 관계를 갖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법원이 잘 살펴보고 판단을 했는지 의심스럽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강수림과 장 씨가 함께 만났다는 카페의 종업원은 "남자가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남자가 스피커폰으로 어딘가에 전화를 해서 여자분한테 들려줬다. 여자분은 그냥 가만히 듣고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통화 내용과 관련해서 강수림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라며 한 사람을 언급했다. 또한 강수림은 장 씨가 자신을 협박할 때 전화를 건 장 씨의 지인도 언급했다. 장 씨의 지인은 현역 경찰로 제작진은 그를 찾았다. 장 씨의 지인은 "그날 통화를 한 건 맞지만 장 씨가 횡설수설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건 당일 장 씨는 강수림을 만나기 전에 후배들을 만나 협박과 폭행을 했다. 이에 장 씨의 후배는 "분노 조절 장애도 아니고 사람이 갑자기 이상해져서 욕을 하고 때렸다"라며 "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런 걸 처음 봤다. 그날 좀 이상했다"라고 증언했다. 현재 장 씨가 복역 중인 것은 바로 이 폭행 사건 때문이었던 것. 또한 강수림은 장 씨에게 폭행을 당한 후배들과 비슷한 증언을 했다.

이수정 교수는 장 씨의 행동에 대해 "여성에 대해 호감이 있었던 것 같다. 남편이 출장 간 사이에 남편과 여성 사이에 틈을 만들고 틈새에 들어가야만 했다. 그래서 협박을 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당시 큰 저항을 하지 않은 강 씨에 대해 전문가는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다. 가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던 것은 빨리 모텔에 들어가서 맥주를 함께 마시고 나오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왜 저항하지 않았냐 라고 피해자를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장 씨의 지인들은 양 씨 부부가 7억 원 이상의 채무도 목숨을 끊은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 씨 부부의 가족들은 "채무는 유언비어다"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 부부의 지인들은 "양 씨와 장 씨가 사이가 안 좋아지면서 모든 일이 생긴 거다"라고 증언했다.

그리고 장 씨와 양 씨의 지인은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장 씨가 양 씨랑 여자 친구가 연락이 안 될 때 양 씨의 애인을 모텔에 데려가려고 했다"라며 강수림과 비슷한 사건을 겪은 이가 있다는 것. 하지만 당사자는 "어이가 없다. 할 말이 없다"라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장 씨의 성폭행 사건 며칠 후 장 씨와 누군가의 전화통화 음성이 공개됐다. 장 씨는 "내가 일부러 이 상황을 다 만든 거다. 현우는 다 잃었다. 마누라도 잃고 친구도 잃었다. 이게 내 스타일이다. 양현우는 아웃이다. 이건 머릿속에 있던 거였으니까 잘못될 게 없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맥락을 모두 파악할 수는 없지만 장 씨가 어떤 의도를 가진 것처럼 들렸다.

장 씨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서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이후 성폭행 무죄 판결이 났고, 주변인들은 모두 이 사건에 대해 "성폭행이 아니라 두 사람이 바람난 거다"라고 믿고 있었다.

이때부터 강수림은 집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또한 강수림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고 생각하며 장 씨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보이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까지 나타나고 있었다. 이에 양현우는 아내의 치유를 위해 노력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함께 병들어갔다.

그리고 소송 중 강수림은 2번의 자살 기도를 했다. 그리고 주변에는 어떤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차에서 두 번째 자살 시도를 하고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다음 날, 부부는 첫날밤을 보낸 무주로 향했다. 거기서 두 사람은 누구보다 밝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함께 비극을 맞았다.

양 씨 부부의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성폭행 피해자가 처해있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되었다고 판단하며 1,2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남성 또는 여성에게 불리하지 않은지, 고정관념이 개입되어 있지 않은지에 대해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양 씨 부부의 유족들은 "부부의 명예를 지키고 상처 받은 가족들을 지키는 방법은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장 씨는 "결백을 다시 한번 증명하겠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한 연구결과 성폭력 피해자들이 정신적인 피해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주된 원인은 대부분 사건 후에 겪게 되는 2차 피해 때문이라고 한다. 성폭력을 증명하기 위해 피해자는 당시의 진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상황에서 수치심이나 모멸감을 겪게 된다. 또한 소문에 의해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되거나, 자신이 입은 피해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경우 그 의도에 대해 의심을 사기도 한다.

강수림의 경우 본인을 비롯해 가족들의 피해가 컸다. 남편은 아내를 돌보다 상처 받았고 결국 아내와 함께 묵숨을 끊었다.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는 피해자 본인뿐만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전체이기도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재판부뿐만 아니라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주변의 시선들이 부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아닐까?

(SBS funE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