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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얼키설키 엮인 '발밑' 지도 만든다더니…예산에 '발목'

<앵커>

하지만 열수송관이 다가 아닙니다. 땅속에는 지하철부터 광케이블, 상하수도, 전력선까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데 문제는 우리 발밑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당연히 이를 관리할 컨트롤 타워도 없습니다. 정부가 지하 공간 통합지도를 만들고 있기는 한데 아직까지는 반쪽짜리입니다. SBS가 최초로 입수한 지도를 보시지요.

이세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에 있는 예술의 전당 앞입니다. 제 발아래 그러니까 이 땅속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도로를 따라 관로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습니다. 파란색은 상하수도, 붉은색은 전기, 주황색은 최근 사고가 잇따르는 열 수송관입니다.

노후 관로나 사고 이력이 많은 곳은 붉게 표시됩니다.

국토부는 석촌호수 싱크홀 사태 이후 2015년부터 이런 지하 공간 통합 지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 400km 넘게 깔린 지하 시설물들을 한눈에 보고 안전 관리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원래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2020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예산 부족 때문입니다.

현재 서울 등 특별시·광역시 8개 지역과 수도권 일부만 구축된 상태, 정작 노후 관로가 많은 1기 신도시 고양은 아직 시작도 못 했고 지방도 깜깜이입니다.

그마저도 최근 불이 났던 KT 아현지사 통신구와 같은 민간 시설은 쏙 빠져 있습니다.

공동구 같은 정부 관리시설조차 평시는 지자체, 재난 상황 때는 중앙부처로 나뉘어 있다 보니 민간 시설까지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있을 리 없습니다.

[박진식/국토교통부 공간진흥과 : 민간이 관리하는 시설은 민간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자료가 부족하거나 협조가 안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미파악 민간 시설이 관리대상의 20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커지는 발밑 불안에도 지하 공간 통합 지도 구축을 위한 내년도 예산은 40% 넘게 삭감됐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CG : 제갈찬,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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