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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맡길 곳 없어 찾은 '사설 위탁모'…관리 엉망진창

<앵커>

아이 키우기 힘든 우리 사회 모습 하나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두 살짜리 아이가 위탁모에게 학대를 당하다가 숨진 사건 저희가 두 달 전에 전해드렸었는데 수사 결과 그 위탁모는 아이를 돌볼 수 없을 만큼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위탁모를 할 수 있었는지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빚이 많았던 23살 문 씨 부부는 아이가 생기자 더 힘들어졌습니다.

[문 모 씨/사망 아동 아버지 : 저희는 일용직으로 (일을) 하고 있는 건데. 아내는 산후우울증도 걸리고. (아이를) 맡길 데가 마땅히 없었어요.]

혹시나 찾아간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는 부모가 다 있는 만큼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사설 위탁모. 2살 아이는 4달 만에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위탁모에게 학대당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크게 다친 겁니다.

검찰은 해당 위탁모를 구속기소 했습니다.

현재 아이를 다른 가정이나 기관에 맡기려면 지자체 심의를 통해 '요보호아동'으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심각한 아동 학대나 부모의 사망, 수감 같은 경우가 아닌 경제적 이유만으로는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성태숙/전국지역아동센터 서울시협의회장 : 지금에 있는 (공공) 서비스들이 다양하지 못하고 또 서로 연계되지 못해서… 제도들이 언제나 불충분하고 언제나 부족하게 운영이 되고 있는 현실이…]

결국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일수록 생업에 쫓겨 사설 위탁모를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은정/싱글맘 : 당장 일을 안 나가면 일자리가 거의 없으니까. 정말 맡길 데가 없어서 여기저기 전전했던 거 같아요.]

문제는 사설 위탁모가 아이를 돌볼 만한 능력과 인성을 갖췄는지 전혀 검증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지자체 어디에도 이들을 관리하는 부서도, 법령도 없습니다.

사설 위탁모를 쓰면서 아이를 맡기는 부모의 눈썰미에만 의존하다 보니 문 씨 부부와 같은 피해가 속출하는 겁니다.

[문 모 씨/사망 아동 아버지 : 인터넷상으로 (사설 위탁모) 알아보고. 거기 애들 맡긴 분들도 많고. 집도 깨끗하고 해서 맡기기로 결심을 한 거죠.]

저소득계층을 위한 아이 돌봄 서비스 확대와 함께 민간 서비스에 대해서도 등록제를 시행하는 등 최소한 관리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아이 키우기 위한 법이나 제도는 여전히 미흡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차례로 보셨습니다. 내일(6일) 오전 국회에서 다시 유치원 관련 법안을 논의합니다. 국회 통과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아이 키우기 어렵게 만드는 건 누군지 국민의 목소리를 국회가 얼마나 듣고 있는지 저희도 내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김세경·이찬수·김남성,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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