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공사 현장 토사·암석 수만t, 계약과 다른 곳으로 반출

250억대 관급공사를 맡은 지역 한 중견 건설사가 공사 중 나온 수억원 상당 토사와 암석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사실 파악에 나섰습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수영구 스포츠타운 신축공사 현장에서 A건설사가 공사 중 나온 2만6천㎥, 25t 덤프트럭 2천300대분 가량의 토사를 계약과 다른 공사장으로 반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영구 스포츠타운은 예산 256억원을 들여 옛 공무원교육원 부지에 복합 스포츠·문화 시설을 짓는 사업입니다.

경찰과 수영구청에 따르면 A건설 측은 계약서상 토사를 모두 양산에 있는 B사토장으로 실어 내기로 되어 있었으나 1차례를 제외하고 다른 곳으로 반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A건설과 B사토장은 토사를 주고받은 것처럼 토사반입확인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건설 측은 'B사토장과 계약이 만료돼 거제도에 있는 C사토장으로 반출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청 허가를 받고 양산에 있는 사토장으로 반출되기로 되어 있던 토사가 왜 다른 곳으로 반출되었는지, 토사반입확인서가 허위로 작성됐는지를 확인해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구청의 책임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청은 토사 처리 비용으로 발생하는 운수 비용 3억5천만원 상당을 건설사에 지급했습니다.

경찰은 구청이 토사 반출이 계약서와 다르게 이뤄진 것을 알고도 묵인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입니다.

관급공사 토사는 다른 관급 공사현장으로 운반되는 것이 원칙이나 구청 허가를 받으면 사토장으로 반출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구청 관계자는 "B사토장이 3월까지밖에 물량 처리가 안 돼 다른 사토장에 반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건설사가 이 사실을 구에 알리지 않아 전혀 몰랐고 계약과 다르게 반출된 경위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토사와 암석을 반출할 때는 성분 등 확인이 필요해 구청이 승인한 사토장으로 반출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수영구 행정사무 감사 때 자유한국당 박철중 구의원의 의혹 제기로 불거졌습니다.

박 의원은 "공사장에서 나온 암석 등은 팔았을 때 값어치가 있기 때문에 계약과 다른 곳에 반출한다고 한 뒤 되팔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규모 관급 사업인 만큼 감리사뿐만 아니라 구도 수시로 감독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