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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자폐 학생의 4만 원 '공룡 파우치' G20서 주목

리셴룽(李顯龍) 총리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에 동행한 싱가포르의 퍼스트레이디 호칭(何晶) 여사의 손에는 어김없이 소박한 파우치(손가방) 하나가 들려 있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비야 오캄포 박물관 앞에서 진행된 정상가족 단체사진 촬영 당시 호 여사는 다소 칙칙해 보이는 바지 의상에 공룡 무늬가 들어간 이 갈색 손가방을 들고 맨 앞줄에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옆에 섰다.

당시 호 여사의 패션은 3천파운드(약 43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명품 원피스 차림의 멜라니아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3일 싱가포르 언론에 따르면 호 여사가 당시 들고 있던 가방은 자폐아를 위한 특수학교 '패스라이트'(Pathlight)에 다니는 시토 솅 지(21)라는 학생이 디자인한 것이다.

가죽 재질의 이 손가방 가격은 48싱가포르달러.

한화로는 약 4만원이다.

학교 측이 운영하는 자폐 환아 재능 계발 플랫폼인 '아트 패컬티'는 이 학생의 공룡 디자인을 가방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공룡 디자인을 한 학생은 공룡의 학명을 암기하거나 그들의 행동을 묘사해 미니어처로 제작하는데 빠져 있으며, 공룡 무늬를 디자인할 때 어떤 책도 참조하지 않는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운용 자산 규모가 3천80억싱가포르달러(약 251조원, 2018년 3월 기준)에 달하는 국영투자회사 테마섹의 최고경영자(CEO)이면서도 수수한 차림을 선호하는 호 여사가 이 공룡 파우치로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호 여사는 2016년 미국 방문 당시에도 같은 학생이 디자인한 15싱가포르달러(약 1만2천원)짜리 천 재질의 공룡 파우치를 이용한 바 있다.

당시 호 여사의 파우치 이야기가 네티즌들 사이에 회자하면서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기도 했다.

자폐 학생이 디자인한 공룡 파우치를 이용하는 건 호 여사뿐만이 아니다.

싱가포르의 첫 여성 대통령인 할리마 야콥도 지난 10월 공식 행사에서 은색 공룡 파우치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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