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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 "정상회담 취소한 美 결정 유감…언제든 트럼프 만날 것"

러시아 크렘린궁이 아르헨티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러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미국 측의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30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예정됐던 (미-러) 양자 정상회담을 취소하기로 한 미국 행정부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페스코프는 "양국 정상회담 취소는 중요한 국제 및 양자 현안 논의가 무기한 연기됨을 의미한다"고 아쉬움을 표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언제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페스코프는 덧붙였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지에 도착한 뒤 기자들로부터 'G20 행사장에서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이 조우할 가능성이 있는가'란 질문을 받고 "당연히 모든 참석자가 왔다 갔다 하다 조우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직 내달 1일로 예정됐다 취소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대신 어느 나라 정상과 회담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프로그램이 조정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페스코프는 또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기간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날 것이라면서 이 자리서 푸틴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을 이유로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예정이던 푸틴 대통령과의 미·러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트럼프는 이날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이륙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 선박들과 선원들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돌아오지 못한 사실에 근거하여 나는 푸틴 대통령과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것으로 잡혔던 회담을 취소하는 것이 관련된 모든 당사국을 위해 최선일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G20 회담장으로 가는 도중 트위터로 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의 첫 본격 미·러 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이루어질 예정이던 미·러 정상 회동은 무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참모들과 상의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검토한 뒤 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5일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케르치 해협을 통과하려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무력으로 나포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케르치 해협 사건과 관련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내년 3월 대선에 앞서 선거에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한 계엄령 선포의 명분을 만들려고 불법적으로 러시아 영해를 침범하는 고의적 도발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국제법과 양자 협정 규정을 어기고 자유 항해가 허용된 우크라이나 함정들을 나포했다고 비난했으며, 서방은 이 같은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러 정상회담 취소와 관련 "트럼프가 자신의 스타일 대로 트위터에 글을 올렸고 이를 통해 전 세계가 이 소식을 알게 됐다"면서 "이같은 행보가 일련의 중요한 국제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지 않지만, 억지로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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