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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 공유했더니 반발 '뚝'…주민들이 이룬 에너지 자립

<앵커>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금 6% 수준인데 정부가 2030년까지 20%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SBS는 바람직한 에너지 산업의 재편 방안을 고민해봤습니다. 오늘(30일)은 그 첫 순서로 에너지 전환 과정에 주민 참여를 이끌어낸 덴마크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덴마크 중앙에 위치한 인구 4천 명의 작은 섬 삼쇠.

평범한 농촌 마을은 1997년 덴마크 정부의 에너지 전환 시범단지로 선정되면서 극적인 변화를 겪습니다.

삼쇠는 외부에서 전력을 전혀 구입하는 않는 이른바 '에너지 자립섬'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은 100%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집니다.

변신의 초기에는 주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예스퍼 크리스텐슨/삼쇠 에너지아카데미 매니저 : 사람들은 재생에너지는 좋지만 내 뒷마당에 발전기를 설치하는 건 싫다고 했죠.]

주민 동의를 이끌어낸 비결은 재생에너지 시설의 소유권을 주민들이 공유하도록 한 겁니다.

농부 모건 페메릴레 씨의 밭에 설치된 풍력 발전기는 모건 씨 소유입니다.

주민 조합과 은행이 맺은 대출 프로그램 덕분에 10억 원 가까운 초기 설치비를 빌릴 수 있었고 8년 만에 빚을 모두 갚았습니다.

[모건 페메릴레/삼쇠 풍력발전기 소유주 : 1년에 1억~1억2천만 원 정도 수입을 얻습니다. 지난 17년간 꽤 좋은 수입원이었죠.]

삼쇠의 풍력발전기 21기 가운데 시 소유를 제외한 14기는 이렇게 주민 개인과 지역협동조합 소유입니다.

[스테판 울프브렌/삼쇠 시 자문위원 : 풍력발전기가 자신과 상관없는 기업의 것이라면 소음도 싫고 보기도 싫을 겁니다. 하지만 자기 소유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지역에 난방을 공급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도 주민 공동 소유입니다.

짚을 태워 연료로 사용하는데 섬에는 이런 발전소가 3곳이나 있습니다.

[피더 크레머/삼쇠 바이오매스 발전소 운영자 : 이 발전소는 310가구에 난방을 공급하는데, 그 310명이 모두 발전소의 소유주예요.]

삼쇠의 성공을 바탕으로 덴마크는 풍력발전 시설을 짓는 기업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최소 20% 이상 지분 참여를 제안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발전시설 때문에 부동산값이 떨어지면 보상해주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보완대책도 도입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역 반발과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지 우리가 참고할 부분입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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