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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일하고 '소소위' 언급…예산심사, 또 밀실로 가나

<앵커>

소소위, 국회 예산 심사 때 자주 듣게 되는 말입니다. 말 그대로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위원회 안에 있는 더 작은 위원회라는 겁니다.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간사들 이렇게 몇 명만 비공개로 모여서 예산을 심사하는 건데 속기록도 남기지를 않습니다. 여야 담판을 위해 탄생한 법적 근거도 없는 초법적 위원회입니다. 이걸 두고 언제까지 밀실에서 계속 예산 심사할 거냐는 지적이 계속 있어 왔지만,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권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첫 회의 이후 고작 엿새 일 하고 이틀은 휴업.

예산결산특위 소위 간사들은 곧장 '소소위'를 언급했습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예결특위 간사(어제) : 최대한 빨리 진도를 내서 조속히 마무리하고, 소소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장제원 한국당 의원/예결특위 간사(어제) : 소소위 전까지 4조의 세수 결손분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여야 구분 없이 소소위를 거리낌 없이 말하지만, 국회법 57조는 위원회는 심사를 위해 소위원회를 둘 수 있다고만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소소위는 초법적, 기형적 위원회입니다.

비공개로 촬영은 물론 속기록도 없습니다.

예산심사의 대원칙인 투명성을 무력화한 소소위에서 470조 원 규모의 혈세가 어떤 이유로 늘고 줄어드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SBS 데이터 저널리즘 팀 마부작침이 2018년 예산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평강천 하천 유지보수 예산 10억, 철도안전 시설개량 예산 16억 원 등 상임위 회의록에는 없는데 신규 편성된 사업만 51건, 346억 원어치입니다.

소소위에서 끼워 넣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교통사고 예방지원 예산 171억 원, 노인 기초연금 9조 2천억 원 등 172개 사업 25조 원은 소위에서 아예 판단을 미루고 소소위로 넘겼습니다.

이렇다 보니 여야 원내대표들이 직접 예산 챙기면서 당 안팎으로 영향력을 쥐는 통로가 소소위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예산심사를 지금처럼 한시적인 특위 체제로 하지 말고 상시 예산심사 체계를 구축하자는 제안도 나오지만, 정작 국회의원들은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소소위의 밀실심사, 국회의 핵심적 역할인 예산의 효율적 배분은 고사하고 쪽지 예산, 실세 챙기기용 예산 같은 고질병이 해마다 반복되는 근원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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