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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빈방문 시진핑, 개방 경제 역설…일대일로 포섭은 실패

스페인 국빈방문 시진핑, 개방 경제 역설…일대일로 포섭은 실패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스페인 측에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 참여를 압박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양국 정상은 대신 보호무역과 일방주의 기조를 강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개방경제를 옹호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율에 근거한 개방되고 균형 잡힌 글로벌 경제를 지지하며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에 대한 반대 노력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공동선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6일 미·중 정상 간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올리고, 나머지 2천670억 달러어치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압박수위를 끌어올렸다.

중국과 스페인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스페인산 이베리안 햄의 중국 수출 협약도 체결하는 등 양국 교역 확대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 측이 스페인에 기대했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 참여 양해각서(MOU) 체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스페인 총리실 당국자는 전날 시 주석이 마드리드에 도착하기 직전 일대일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당국자는 AFP통신 등 외신에 "유럽은 아시아와 연결하는 자체 이니셔티브가 있다. 우리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을 일대일로에 끌어들이려고 공을 들여온 중국으로서는 시 주석 국빈방문의 최대 목적 달성에 실패한 셈이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 앞서 스페인을 방문한 것은 부채 위기에 시달리는 스페인을 '돈 보따리' 선물 공세로 일대일로에 끌어들여 미국에 맞설 유럽 우군으로 만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많았다.

중국 국가주석의 스페인 국빈방문은 전 후진타오 주석에 이어 13년 만이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는 스페인 상원을 방문해 중국의 시장개방과 지적 재산권 보호를 약속했다.

그는 상원 연설에서 "우리는 세계화와 자유시장을 따르느냐 아니면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따르느냐를 정해야 하는 분기점에 놓여있다"면서 "중국은 외부 세계에 대해 문호를 더욱 활짝 열고, 투자 부문에서 시장개방 노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상원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건물 밖에서는 중국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소규모 시위도 벌어졌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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