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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①] "방사선 탓에 혈액암" 산재 신청…의료진 "가능성 있다"

<앵커>

태양에서는 매일 엄청난 양의 우주방사선이 나옵니다. 이게 우리가 사는 지구까지도 날아오는데 특히 북극 같은 극지방이 방사선에 더 많이 노출됩니다. 비행기 타고 이런 극지방을 자주 지나다녔던 전직 항공사 승무원이 우주 방사선 때문에 혈액암에 걸렸다고 산업재해를 신청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먼저 강청완 기자입니다.

<기자>

25살에 대한항공에 입사해 국제선 승무원으로 일하던 최 씨는 입사 3년여 만인 지난 2014년, 몸에 심한 이상을 느꼈습니다.

[최 씨/전직 대한항공 승무원 : (목에) 무슨 혹 같은 게 이렇게 만져져서… 새벽마다, 일정한 시간에 계속 오한이랑 열이 난다든가 그런 증상이 있었어요.]

증세가 갈수록 심해져 대학병원을 찾았는데 '혈액암' 진단을 받게 됐습니다.

[최 씨/전직 대한항공 승무원 : 충격을 많이 받았으니까… 그냥 믿을 수가 없었어요. 이 나이에 암이라는 게.]

휴직을 거듭하다가 2016년 결국 퇴사한 최 씨는 오늘(28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서를 냈습니다.

근무 중 노출된 우주방사선과 과중한 업무로 암에 걸렸다는 이유인데 국내 3번째 사례입니다.

우주방사선은 태양 등 항성에서 발생해 지구로 날아오는데 지상에서 약 8~12km 고도로 비행하는 항공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선행 연구 등을 볼 때 "승무원의 방사선 노출과 혈액암 사이에 업무 관련성이 존재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앞서 지난 6월 대한항공 전 승무원 권 모 씨도 같은 이유로 백혈병에 걸렸다며 산재를 신청했는데 당시 서울성모병원의 평가서에도 "방사선 노출과 암 발생 간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김현주 교수/이화여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 승무원들의 암과 같은 희귀한 사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를 업무 관련성 평가서로 제시한 것은 (근로복지공단) 질병 판정위원회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우주방사선과 암이나 백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방사선 탓에 암에 걸렸다는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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