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행세 사기꾼 "윤장현만 속아"…9개월 권양숙 여사로 믿어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자신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라고 속인 사기꾼에게 속아 수억 원을 보내고도 수개월 동안 사기꾼을 권 여사로 믿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기꾼은 검찰 조사에서 "여러 정치인에게 범행을 시도했으나 성공한 건 윤장현 전 시장뿐이다"고 진술했습니다.

광주지방검찰청은 27일 자신을 권양숙 여사라고 속인 A(49)씨에게 윤 전 시장이 돈을 보낸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인 윤 전 시장을 조사해 돈의 출처나 목적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돈의 출처나 목적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의사 출신인 윤 시장이 네팔 광주진료소에서 2주간 의료봉사를 마치고 아직 귀국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A씨로부터 '권양숙 여사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4억 5천만원의 돈을 보낸 후 올해 8월까지 이 여성을 실제 권 여사라고 믿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 전 시장이 뒤늦게 사기를 당한 것을 인지해, 사건 신고는 올해 9월쯤에나 이뤄졌습니다.

윤 전 시장은 본인 명의의 계좌에서 A씨에게 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가 돈을 보낸 계좌는 A씨의 어머니 명의의 계좌였습니다.

윤 전 시장이 A씨에게 보낸 돈 4억5천만원 중 3억5천만원은 은행 2곳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경찰 수사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지인에게 빌렸다는 1억원은 출처가 불분명한 상태로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검찰은 윤 전 시장의 계좌를 직접 확인하지 않아 1억원의 출처는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자 재산신고 등을 보면 윤 전 시장이 억대 대출을 받은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정확한 대출 시기와 액수를 추가 확인할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