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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행복은 GDP 순이 아니잖아요"

한승구 기자 likehan9@sbs.co.kr

작성 2018.11.27 09: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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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한승구 기자와 함께합니다. 한 기자 어서오세요. 오늘(27일) 인천에서 OECD 세계포럼이라는 꽤 크고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모양이에요.

<기자>

네, OECD 사무총장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많이 옵니다. 이 사람들이 할 얘기가 GDP랑 관련이 있는데, 전 세계 성장률이 어떻고 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GDP로는 안 된다는 얘기를 하러 온 겁니다.

GDP라는 말이 정말 많이 쓰입니다. 당장 최근에도 "OECD가 우리나라 성장률을 2점 몇 %로 낮췄네, 한국은행은 얼마로 낮췄네" 기사들이 계속 나왔잖아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3만 달러 시대 얘기하는데 이것도 1인당 GDP를 가지고 하는 얘기입니다. GDP는 1년 동안 그 나라에서 새로 만든 물건이나 새로 제공한 서비스, 택시를 타거나 병원에 가거나 하는 것들의 가격을 다 더한 겁니다.

그래서 GDP가 국내 총생산의 약자잖아요. 영어로는 Gross Domestic Product가 됩니다. 만들어낸 건 어쨌든 다 소비가 되는 거라고 봅니다. 또 그 과정에서 왔다 갔다 하는 돈은 누군가에게는 소득이 되죠.

그래서 생산으로 보나 지출로 보나 소득으로 보나 결국엔 비슷한 얘기가 됩니다. 이렇다 보니까 경제력이나 생활 수준을 볼 때, 국가 간 비교를 할 때 GDP를 많이 씁니다.

기본적으로 GDP는 좀 높아야 생활 수준도 올라가고 복지가 갖춰지는 측면이 있고요. IMF 발표를 보면 작년 우리나라 1인당 GDP는 3만 달러가 좀 넘어서 전 세계 29위입니다.

<앵커>

그런데 OECD 총재나 경제학자들이나 왜 GDP로는 안 된다는 겁니까?

<기자>

갈수록 GDP가 실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게 집안일입니다. 경제학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잖아요.

시장에 맡겨 놓으면 뭐 필요한 사람, 팔 사람끼리 알아서 잘 가격을 정해지고 알아서 잘 돌아간다 이런 얘기인데, 집에서 밥 차려주는 건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너희 어머니가 하고 있는 거라는 얘기입니다.

집에서 밥하고 애 보는 데 따로 돈을 안 주기 때문에 이건 GDP에 계산이 안 됩니다. 그런데 아주머니 쓰고, 이모님 쓰고 하면 돈을 주기 때문에 이건 또 GDP에 잡힙니다.

지난달에 통계청이 가사노동의 가치를 처음으로 따져 봤더니 1년에 360조 원, GDP 규모의 4분의 1 가까이 됐습니다.

이 만큼의 실질적인 경제 활동이 GDP에서 상당 부분 빠져 있는 거죠. 또 GDP로만 비교하면 소득 양극화 상황이 잘 안 보입니다.

우리나라 GDP는 낮은 편도 아니고 조금씩 성장도 하고 있지만, 지난주 통계청 발표에서도 봤듯이 계층 간의 소득 격차는 커지고 있단 말이죠.

저소득층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거잖아요. 이거 말고도 여러 단점들이 있어서 GDP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다, 경제 성장률 몇 % 달성하겠다, 이렇게 숫자로 목표를 제시하는 게 예전만큼 의미 있는 건 아닐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러면 GDP 말고 다른 지표를 지금 찾고 있는 단계인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전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영화도 있었는데, 행복은 GDP 순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라는 단체가 있는데 유엔 산하 자문기구거든요.

여기서 매년 세계행복보고서라는 걸 내는데 우리나라가 57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요. 경제 규모나 GDP 순위랑은 차이가 좀 나죠.

외국 연구들을 보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3만 달러 정도까지는 GDP가 올라가면 삶의 질이나 행복도 같이 올라가는 걸로 나옵니다.

근데 그 이상 높아지면 꼭 그렇게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대안 지표들을 만들려는 노력들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유엔개발계획에서는 교육 수준이나 환경, 빈곤, 문자 해독률 같은 걸 점수로 매겨서 인간 개발 지수라는 걸 내놓고 있고요.

우리나라 통계청도 국민 삶의 질 지표라는 걸 최근 들어서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소득이나 주거, 고용, 문화 같은 80개 지표가 들어갑니다.

이 중에 24개는 주관적인 만족도를 측정하는 건데 이게 꼭 필요한 작업이긴 하지만 말 그대로 주관적인 거라서 특정 개인의 상황이나 사회 분위기에 따라서 그때그때 답변이 달라질 수도 있어서 이게 참 측정이 어렵습니다.

오늘부터 열리는 OECD 세계포럼도 어떻게 하면 이걸 더 정교하게 만들고 국가 간 비교도 할 수 있게 할까를 논의하는 자리고요.

정확한 통계와 지표가 있어야 필요한 때 필요한 정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