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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끊어지니 방범·의료 '깜깜이'…드러난 구멍들

<앵커>

통신망으로 촘촘히 연결돼서 편리함을 누리던 우리 사회가 불씨 하나에 얼마나 불편하고, 또 위험해질 수 있는지 이번 사고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통신이 끊겼을 때 방범이나 의료 같은 사회 안전 분야가 어떻게 취약했는지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 KT 아현지사에 불이 난 직후부터 어젯(25일)밤까지 이틀간 KT 망을 기반으로 하는 방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식당에 침입자가 생기면 경보음이 울리면서 바로 KT텔레캅으로 신고가 들어가는데 통신이 끊기면서 방범 시스템이 먹통이 된 겁니다.

[KT텔레캅 직원 : (업체 쪽에서) 신호가 전송이 되지 않는 거예요. 그때 대처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쪽에 순찰 인력을 강화하고…]

방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식당 주인이 알게 된 건 어제 오후였습니다.

KT텔레캅이 방범 시스템 이상 문자를 그제서야 발송했기 때문인데 그 전에 도둑이 들었다면 그대로 당할 뻔했습니다.

[손문승/음식점 사장 : 문자 보는 순간 아 우리 집도 이거 설치돼 있으니까… 만약 밤에 침입자가 들어오면 우리는 그냥 큰일 날 뻔했잖아요.]

대형 종합병원인 신촌세브란스병원도 어제 오전까지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의료진 간에 호출하거나 정보를 알려줄 때 사용하는 '콜폰'이 KT 망을 쓰고 있어서 사내 방송으로 일일이 호출해야 했습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직원 : 수동으로 일일이 (의사를) 찾아서 불렀어요. 주말에 응급실 전체가 난리 났었어요. 연락 빨리 돼야 하는데…]

병원에서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하는 시스템은 오늘도 정상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처방전에 대해 의사에게 문의하거나 대체약을 조제하려면 병원과 팩스로 처방전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유선전화와 팩스가 여전히 먹통이었기 때문입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치안과 방범, 의료 시스템이 끊기면 바로 먹통이 되는 통신선 한 줄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걸 이번 사고는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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