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투어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혼마 홍콩오픈에서 한국선수들이 잇따라 수난을 겪었습니다.
라운드 종료 후 2벌타가 추가되는 이례적인 일이 이틀 연속 발생한 것입니다.
어제(24일) 홍콩 판링의 홍콩골프클럽에서 열린 혼마 홍콩오픈 3라운드에서 31살 박효원 선수는 버디 5개,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엮어 1오버파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18번 홀의 더블보기는 추후 쿼드러플보기로 바뀌었습니다.
박효원이 티샷 후 나무 사이 깊은 러프로 들어간 공을 치기 위해 주변 낙엽 등을 치우는 과정에서 뿌리가 있는 식물까지 제거했다는 것입니다.
골프 규정에 따르면 해저드가 아닌 지역에서는 낙엽,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등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는 제거할 수 있지만 자라고 있는 식물을 제거하면 2벌타를 받습니다.
박효원은 2벌타를 추가하지 않은 채 스코어카드에 서명했지만 경기위원회는 풀을 뽑는 행동이 의식적이진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박효원이 서명 당시 벌타 사실을 몰랐다고 판단해 실격 처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박효원의 3라운드 점수는 3오버파로 바뀌었고, 공동 4위였던 성적은 공동 8위로 내려갔습니다.
박효원은 "낙엽 같은 것을 치우다가 살아 있는 식물도 건드린 모양"이라며 "경기 끝나고 나서야 얘기를 들었는데 어쩔 수 없다"고 허탈하게 웃었습니다.
전날 2라운드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35살 박상현 선수의 16번 홀(파4)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 떨어졌고, 공이 떨어진 곳에서 핀 방향에 TV 중계탑이 설치돼 있어 박상현은 벌타 없이 공을 옮겨 드롭하고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경기 후 박상현이 티샷이 떨어진 곳에서 스윙 지역을 개선하려 했다며 2벌타가 추가됐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자리에서 공을 치지도 않았지만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 벌타를 부과한 것입니다.
당초 박상현은 2라운드 중간합계 2오버파로 컷 기준을 1타 넘긴 채 경기를 마쳤는데 경기 후 2벌타를 추가하지 않은 채 스코어카드에 사인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습니다.
박상현은 "티샷 후 공을 찾다가 내 공이 맞는지 살펴보는 과정에서 주변을 잘못 건드린 것 같다"고 짐작했습니다.
그는 "결과적으로 내가 실수한 것이 맞고 내가 잘 쳤으면 이런 일이 없을 테니 더 잘 쳐야겠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