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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물의 야기' 법관은 따로 있다 ② - 헌정 사상 최악의 물의 빚은 '양승태 사법부'

[취재파일] '물의 야기' 법관은 따로 있다 ② - 헌정 사상 최악의 물의 빚은 '양승태 사법부'
● 들통 난 양승태 사법부와 박근혜 정부의 '재판 거래' 정황

사법농단 의혹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에야 사법행정이라느니, 법원행정처, 심의관 같은 개념이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면서 재판받기는커녕 법원 근처 한번 갈 일이 없다. 그래서인지 사법농단 의혹이 제기된 초기엔 관련 기사에 대한 반응들도 상대적으로 '뜨뜻미지근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사법농단을 '판사들의 일탈'이 아닌, '내 이웃의 고통'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생겼다. 법원 내 특별조사단(3차 조사기구)의 조사결과, 양승태 사법부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재판을 두고 거래한 정황이 일부 드러난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민주주의 헌법의 근간을 뒤흔든 전례없는 일이었다.
류란 취파용
류란 취파용
류란 취파용
류란 취파용
법관 탄핵
● '대법관 구성 다양화' 요구한 일선 판사 '물의 야기'했다고 몰아간 양승태 사법부

이미 드러난 '재판거래' 의혹들도 위중하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실체가 모두 규명됐다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최근엔 '사법농단' 의혹이 처음 제기되던 때 집중적으로 언급된 '인사 불이익을 염두에 둔 뒷조사 문건', 즉 블랙리스트가 실제 존재했다는 내용이 추가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보한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에는 성추문 등으로 징계성 인사가 필요한 법관의 리스트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비위와는 거리가 먼, 단지 양승태 사법부에 비판적 시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리스트에 오른 판사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검찰 참고인 조사까지 받은 송승용 부장판사가 대표적이다. 문건엔 송 부장판사가 부적절한 게시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며, 그에 대해 '형평 순위 강등하여 지방법원 전보'하는 인사조치할 것을 검토한 내용이 담겼다.

송 부장판사를 이른바 '물의 법관'으로 낙인 찍은 게시물은 2014년 8월 법원 내부 전산망을 통해 공개됐다. 권순일 대법관이 취임한 직후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관한 소신을 밝힌 글이었다. 송 부장판사는 2015년 1월, 박상옥 당시 대법관 후보자 등이 추천되자 다시 한번, 비슷한 취지의 글을 올렸는데 본문 중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류란 취파용_수정
[물의 物議]
(대개 부정적인 뜻으로 쓰여) 어떤 사람 또는 단체의 처사에 대하여 많은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논평하는 상태


도리어 헌정 사상 사법부 최악의 물의를 야기한 장본인- 법관-들은 어느 쪽인가? 그들은 우리 사회 최후의 보루, 법원을 얼마만큼이나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았나? (그리고, 그것은 회복 가능한 수준이긴 한 것인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긍할 '대법관 구성 다양화'라는 신념을 글로 써낸 판사를 '물의를 빚었다'며 재갈 물린 그들이 추구했던 법원이란 대체 어떤 곳이었을까?

그나마, 이 정도에 그쳐 다행이라 합리화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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