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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도피 생활하며 연금 받아 챙겼는데…소재 불명?

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

작성 2018.11.19 20:48 수정 2018.11.19 21: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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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이 일어나고 이틀 뒤에 촬영된 사진입니다. 맨 앞줄을 보면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얼굴도 보입니다. 그리고 그 뒷줄 오른쪽에 이 사람이 바로 조홍 당시 대령입니다. 군사 반란 때 결정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씨는 지금 23년째 외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 있는지 몰라서 조사할 수 없었다는 게 수사 당국의 이야기인데 알고 봤더니 조 씨는 매년 자기 사는 곳을 정부에 신고하고 군인 연금을 꼬박꼬박 받아가고 있었습니다.

먼저 최재영 기자의 리포트 보시고 계속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12·12 군사반란을 제압하려 했던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체포해 유죄를 선고받는 신윤희 예비역 장성의 검찰 진술서입니다.

체포 지시를 내린 인물로 조홍을 지목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교수 :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강제 연행하도록 해서 군사반란을 막을 결정적 기회를 무산시키는 등 군사반란 성공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입니다.]

1995년 12월 조 씨는 피의자로 조사를 받자 외국으로 도피했습니다.

소재 불명으로 1996년 2월부터 기소 중지 상태입니다.

그런데 조 씨가 1997년부터 자신이 어디 있는지 국방부에 신고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퇴역 연금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영주권을 갖고 해외 체류 중인 퇴역 군인이 계속 연금을 받으려면 신상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조 씨도 캐나다 토론토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은 신고서를 매년 제출해 온 겁니다.

국방부는 이런 사실을 최근까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 : 조 홍 이슈 되고 조현천 이슈된 지 정말 최근이잖아요. 안 지 얼마 안 됐어요.]

토론토 영사관에서 매년 신상명세서에 확인 도장을 찍어줬지만, 외교부도 몰랐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외교부 관계자 : 서류 발급이나 증명은 조회 절차가 없거든요. 알 수가 없어요.]

두 부처 모두 사법기관이 통보해 주지 않아 조 씨가 기소 중지 상태인 걸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검찰도 지난 1996년 이후 소재 파악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법기관은 조 홍에 대해) 입국 시 통보 및 입국 사실 확인 직후 출국 금지 조치만 취해 놓은 상태입니다.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조 씨는) 우리 국가 기관이 허술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여지고요. 국가기관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 일이다.]

조 씨는 올해도 매달 290만 원의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23년 해외 도피 중 받은 연금은 최대 8억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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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최재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군인연금 관리 이렇게 허술할 수 있나?

[최재영 기자 : 저도 취재를 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정부 부처 간에 정보 공유가 안 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년 국방부에 나 해외에 있으니 연금 달라고 신청하는 퇴역 군인이 약 1천 명입니다. 이들은 해외 주소가 적힌 신상 신고서를 매년 내야 합니다. 그럼 법무부에서 1년에 한 번 정도라도 그 정보를 받아서 검토만 했더라도, 아니면 국방부에서 이런 자료가 있으니 가져다 가서 한번 검토해 달라고만 했어도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겁니다. 구조적 원인은 검찰과 정보 공유 시스템이 없다는 데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기소 중지 자체를 사건 종결로 치부하는 사법당국의 관례. 또 딱 맡은 일만 하는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업무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Q. 지급한 연금 회수할 방법은 없나?

[최재영 기자 : 안타깝게도 현행법상으로는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만약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연금을 절반만 지급하고 있습니다. 조 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공소시효가 없어서 신병만 확보되면 언제든지 사법 처리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캐나다 주소지를 조 씨가 신고해 왔으니 캐나다 사법당국과 공조해 조 씨를 검거해서 재판에 넘겨 형이 확정만 됐다면, 그 이후에는 연금의 절반만 지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미 지급한 연금을 토해내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런 사례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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