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만나 주고 연설 기회 안 준다고…中, 국제행사서 잇단 무리수

국제 행사나 회의에서 중국 대표단의 막무가내식 행태가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가 열리던 그제(17일) 오후 중국 대표단이 개최국인 파푸아뉴기니의 외교장관실 진입을 시도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AFP통신과 호주 ABC 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리 4명은 APEC 최종 공동성명 안의 문구를 놓고 림빈크 파토 파푸아뉴기니 외교장관과 면담하려 했으나 끝내 거부당하자 그의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중국 관리들은 파토 장관에게 2분만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며 막무가내로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면서 중국 관리들은 방에서 나와야 했고, 경찰들은 건물 보호에 나섰다는 후문입니다.

한 소식통은 파토 장관이 여러 차례 중국 대표단과의 만남을 거부했다며 "의장국 외무장관으로서 중국과 단독으로 협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중국 측 관리들도 이것을 안다"라고 말했습니다.

APEC 정상회의는 1993년부터 시작됐는데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견해 차이가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이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입니다.

복수의 소식통들이 언론에 중국 대표단의 무례한 행태를 전했으나, 당사자들은 별일 아니거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파토 장관은 "문제가 안 된다"며 이번 일을 무시하려 했으며, 중국 외교부 관리는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파푸아뉴기니 측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파푸아뉴기니 정부 인사들이 중국 관리들과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호주 ABC 방송은 전했습니다.

복수의 파푸아뉴기니 관리들은 "협박을 하고 있다"며 중국 대표단의 행위에 불만을 표시해왔다는 것입니다.

중국 대표단은 지난 9월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 정상회의에서도 연설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빈축을 샀습니다.

중국 대표단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연설하려 했지만, 의장인 바론 와카 나우루 대통령이 기회를 주지 않자 성큼성큼 걷는 식으로 불만을 표시하면서 퇴장했습니다.

당시 중국 대표단의 행위에 분을 삭이지 못한 와카 대통령은 "그들의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단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우리를 필요로 한다"며 힘으로 작은 섬나라를 위협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중국 대표단은 지난해 5월에도 호주 퍼스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거래 관련 국제회의에서 대만 대표단이 참가한 데 불만을 품고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중국 대표단은 막무가내식으로 소리를 지르며 회의 진행을 가로막다가 회의장에서 쫓겨났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