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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 "야구인 명예 지키기 위해 사퇴"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 "야구인 명예 지키기 위해 사퇴"
한국 첫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인 선동열 감독이 16개월의 짧은 임기를 뒤로하고 전격 사퇴했습니다.

선동열 감독은 서울 KBO 7층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직 사퇴를 통해 야구인의 명예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선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이었음에도 변변한 환영식조차 없었고, 금메달 세리머니조차할 수 없었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 수도 없었다"며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금메달의 명예와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데에 대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때 저는 결심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금메달의 명예를 되찾는 적절한 시점에 사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습니다.

선 감독은 또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을 때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그 우승이(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사퇴 결심을 확고히하는데 한 몫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선 감독은 병역 특례 논란과 관련해 시대의 비판에 둔감했던 점을 재차 사과하면서도 "선수 선발과 경기운영에 대한 감독의 권한은 독립적이되,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야구가 낳은 독보적인 '국보급 투수'인 선 감독은 지난해 7월 한국 야구대표팀의 사상 첫 전임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현역 시절 한국프로야구에서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의 눈부신 성적을 남긴 '국보 투수' 선 감독이 각종 국제대회 일정을 장기적으로 총괄할 초대 전임감독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야구 대표팀 미래는 장밋빛이었습니다.

선 감독도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임기 중에는 2020 도쿄 올림픽만 바라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17 24세 이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게 선 감독의 역할이었습니다.

선 감독이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대표팀 감독 데뷔전을 치를 때도 평가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당시 선 감독은 이정후(넥센), 임기영(KIA), 박민우(NC) 등 프로야구 유망주 선수들을 데리고 일본에 이어 2위에 오르며 2020 도쿄 올림픽 희망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국가대표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국제대회인 올해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신뢰도가 추락했습니다.

대표팀을 구성할 때 병역 회피 논란을 일으킨 선수들을 발탁하면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선 감독이 국가대표 지도자로 거둔 첫 우승입니다.

하지만 병역 특례 논란이 커진 상태여서 선 감독과 선수들은 웃지 못했습니다.

선 감독은 이 일로 지난달 10일 국정감사 자리에도 증인으로 불려갔습니다.

선 감독은 야구 대표팀 병역 논란에 홀로 맞서는 신세가 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선 감독에게 "사과하시든지, 사퇴하시든지 하라. 선 감독 때문에 프로야구 관객이 20%나 줄었다"며 다그쳤습니다.

이 자리에서 선 감독은 연봉은 많이 받으면서 TV 시청으로 근무하는 편한 자리를 꿰찬 적폐 세력으로 몰리기까지 했습니다.

정운찬 KBO 총재도 이후 지난달 23일 국정감사에 출석, 전임감독제에 대해 "국제대회가 잦지 않거나 대표 상비군이 없다면 전임감독은 필요치 않다"고 말하며 선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이후 정 총재는 선 감독을 만나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변함없이 신뢰한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선 감독의 마음은 이미 돌아선 이후였습니다.

선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문에서 "국정감사에서 들은 '그 우승이(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말이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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