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고시원 화재, 재난이 약자 공격…안타깝고 송구스럽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종로구 관수동 고시원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것과 관련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 총리는 오늘(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작년 겨울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병원 화재 이후 정부는 화재안전 특별대책을 발표하고,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화재예방을 위해 노력해왔음에도 화재 참사가 또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총리는 "피해자들은 주로 일용직 근로자나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취약계층"이라며 "이번에도 재난이 약자를 공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택이 아닌 고시원 같은 곳에 사는 사람이 전국에 37만 명 가까이 된다"며 "이번 같은 참사가 언제, 어디서 또 일어날지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총리는 경찰청과 소방청이 화재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위법사항을 엄중 조치하고, 서울시는 피해자들의 치료·보상과 함께 당장 살 곳을 잃은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 총리는 또 불이 난 고시원이 2009년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특별법 시행 이전에 영업을 시작해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었던 점 등을 들며, "큰 인명피해가 난 뒤에야 문제점을 찾고, 대책을 만드는 식으로는 이번 같은 후진국형 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등 관계부처가 법시행 이전부터 영업해온 시설도 스프링클러 같은 화재안전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법령개정이 가능한지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