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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재건축' 둔촌주공 석면철거 감시단 56% 감축…학부모 반발

'최대 재건축' 둔촌주공 석면철거 감시단 56% 감축…학부모 반발
국내 최대규모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단지에서 내일(13일)부터 1급 발암물질인 석면 해체·제거 공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인근 학교 학부모들이 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71명 규모였던 '학부모 석면 감시단'이 돌연 30명으로 감축됐는데, 학부모 측은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측이 공사비용을 줄이기 위해 구의회를 통해 감시단을 줄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울 한산초등학교 재건축 안전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둔촌주공아파트단지에서는 내일부터 석면 해체 공사가 시작됩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5천930가구의 아파트단지가 1만2천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단지로 탈바꿈하는 국내 최대 재건축사업입니다.

그만큼 석면량도 많은데, 해체해야 할 석면량이 약 17만7천㎡로 축구경기장 70개 규모로 추산됩니다.

한산초·중고등학교와 동북중·고등학교, 보성중·고등학교 등 둔촌주공 인근 학교의 학부모들은 석면이 안전하게 제거되는지 감시하기 위해 강동구청과 협의해 '석면감시단'을 꾸렸습니다.

석면감시단은 한산초 학부모 47명, 한산중·동북중고·보성중고 학부모 21명, 주민 2명, 석면 전문가 1명 등 총 71명으로 꾸려졌으며 학부모들은 이미 구청에서 8시간씩 석면 관련 교육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18일 강동구의회가 돌연 석면 감시단 인원을 30명으로 절반 이상 줄이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강동구 석면안전 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조례는 지난달 31일 곧바로 발효됐습니다.

이에 강동구청은 석면 감시단 인원을 30명으로 줄인다면서 인원 구성도 한산초 학부모 7명·한산중 7명·동북중고 8명·보성중고 8명으로 맞추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한산초 비대위 측은 "감시단 총인원이 71명에서 30명으로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현장에 실제로 들어가는 학부모 인원이 47명에서 7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71명일 때부터 실제 공사 현장에는 한산초 학부모들만 들어가기로 했고, 다른 중고등학교 학부모들은 추후 영상으로만 감시하기로 한 상태였습니다.

중고등학교 학부모들은 고교·대학 입시 준비에 더 전념할 수 있도록 협의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인원이 30명으로 주는 과정에서 한산초 학부모 참가인원도 47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현장에 들어가는 학부모 인원이 단 7명으로 확정됐습니다.

또 비대위는 둔촌주공 재건축이 국내 최대규모인 만큼 석면 해체공사도 최소 6개월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결국 공사는 13일부터 2월 중순까지 3개월간 진행되는 것으로 정해졌습니다.

학부모들은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측에서 공사 기간을 늘려달라는 등의 학부모 목소리를 막기 위해서 구의회를 압박해 감시단 인원을 줄인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한산초 학부모 비대위는 강동구청 앞에서 연일 집회를 개최하면서 "수정 조례를 소급 적용하지 말고, 둔촌 재건축 현장을 철저히 관리할 수 있도록 특별조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석면 철거공사가 시작하는 내일은 동북중고 학부모들도 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학교에 공기청정기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설치한 후에 공사를 시작하라"고 요구할 예정입니다.

구청 관계자는 "원래대로 학부모 70여 명이 감시단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면서도 "당장은 조례 수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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