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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인가 능력인가' 스스로 불운하다고 말하는 청춘들의 현실 "잃어버린 꿈"

'운인가 능력인가' 스스로 불운하다고 말하는 청춘들의 현실 "잃어버린 꿈"
노력에 배신당한 청춘들의 현실이 드러났다.

11일 밤 방송된 SBS 창사특집 대기획 '운인가 능력인가 공정성 전쟁 - 1부 분노한 자들의 도시'에서는 노력에 배신당해 분노한 청년들의 여러 이야기가 그려졌다.

배우 이종석이 내레이션을 맡아 화제가 된 이번 SBS 창사특집 대기획은 먼저 2016년, 정유라의 이화여대 학점 특례에 대해 처음 고발한 김수경 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수경 씨는 "이런 학교면 졸업장 안 받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그 친구의 반칙은 도를 넘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때 김수경 씨의 분노에서 출발한 이 고발은 국민의 촛불로 옮겨져 가 결국 새로운 정권을 출범시켰다.

청년들을 가장 화나게 한 것은 공정하지 못한 취업과 관련된 이슈였다.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에 정직원으로 근무하는 김성희 씨는 "작년에 면접으로만 1250명의 무기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며 "저는 열심히 달려왔는데 그게 억울했다"고 말했다.

김성희 씨는 해당 공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2년 동안 신림동 고시원에서 공부했던 시절을 말하며 "이렇게 쉬운 길이 있었으면 대학 안 가고 저도 고졸로 들어왔을 것이다"고 그가 이뤄온 노력이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같은 서울교통공사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일하는 박창수 씨는 지하철 스크린도어의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창수 씨는 "구의역 사고를 접하고 처음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수 씨는 "정규직이 되면서 확실히 사고가 줄었다"며 "더 이상 누가 안 죽어도 되니까 그런 부분에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과연 김창수 씨의 정규직 전환이 불공정한 것일까? 창수 씨는 불편한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미안했다. 솔직히 내가 한 고생은 몸으로 한 고생 밖에 없다"고 전했다.

KTX 복직 승무원들에 향해 시험 없이 복직했다는 사실을 비난하는 상황도 이와 비슷했다. KTX 복직 승무원은 "우리는 사기를 당한 거였다"며 "우리는 인턴 1년 수료 후에 정규직 시켜준다고 했던 것이었는데 이게 무효화된 거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시험'이라는 제도는 공정한 것일까? 경제를 이룩하던 시기에 시험은 중요한 제도였지만, 성장은 점차 둔화됐고 시험의 문은 점점 좁아져가고 있다. 현재 노량진에는 수많은 고시생들이 이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청년들은 문이 좁아지는 것을 알지만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다. 금융권에서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위해 채용과정에서 NCS 시험을 도입했다. NCS는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지식, 기술과 같은 내용이 담긴 필기시험이다. 이것은 1분에 1문제를 풀어야 하는 수능과 비슷한 시험이다.

해당 문제를 풀어본 핀란드 대학생들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며 "괴롭히기 위한 문제들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취업준비생들 역시 이것이 정말 자신의 직무능력을 대변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미국은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공채라는 개념이 없었다. 자리가 나면 수시로 채용공고를 올려 직무 관련 경력을 토대로 면접을 본 뒤 채용을 거친 것이었다. 결국 대한민국 전체를 형성하고 있는 '시험'이라는 제도가 무의미하다는 뜻이었다.

(SBS funE 조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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