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있는 한 고시원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는 등 2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화재 원인은 한 거주자가 쓰던 전열기 문제로 보이며, 발생 지점이 출입구 쪽이어서 거주자들이 대피에 어려움을 겪어 피해 규모가 컸을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9일 오전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국일고시원에서 일어난 불로 7명이 사망하고 황 모(66) 씨 등 11명이 다쳤습니다.
불은 건물 3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방당국은 관할 소방서 역량을 총투입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관 173명과 장비 52대를 투입해 오전 7시께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습니다.
현장에서 구조된 18명 중 현장 조치만 받은 1명을 제외하고 병원으로 이송된 17명 가운데 7명이 심폐소생술(CPR)을 받을 만큼 상태가 위중했습니다.
이들은 이후 모두 사망했습니다.
해당 건물은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1층은 일반음식점, 2∼3층은 고시원으로 이뤄졌습니다.
고시원 2층에는 24명, 3층에는 26명이 거주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습니다.
거주자는 대부분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로, 사상자 연령대는 30대에서 70대에 걸쳐 있고, 사망자 가운데는 국내 거주하던 일본인도 1명 포함됐습니다.
소방당국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화재가 3층 출입구 쪽에서 발생해 대피로를 막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종로소방서 관계자는 "화재가 3층 출입구 인근 호실에서 발생했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다"며 "안에 있던 사람들 대피로가 거센 불길에 막혀 대피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진화작업 종류 이후 진행된 1차 현장감식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최초 발화지점을 고시원 301호로 추정했습니다.
301호 거주자 A(72)씨는 경찰에 "오늘 새벽 잠을 자고 일어나 전기난로 전원을 켜고 화장실에 다녀온 이후 전열기에서 불이 나는 것을 목격했다"며 "옷가지와 이불로 불을 끄려 했으나 주변으로 옮겨붙어 대피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인화물질이 발견되지 않아 방화일 개연성은 작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