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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기독교 여성, 신성모독 무죄판결 일주일 만에 석방

'신성 모독죄'로 사형 위기에 처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파키스탄 기독교 여성 아시아 비비가 판결 일주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비비는 판결 후에도 신변 안전 등의 문제로 풀려나지 못한 채 수감돼 있었습니다.

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지오뉴스와 외신 등은 전날 비비가 석방됐으며 그간 수감됐던 도시 물탄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비비의 변호사인 사이프 울 무루크는 AFP통신에 "비비는 풀려났고 비행기를 탔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비비가 어디에 도착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안토니오 타야니 유럽의회 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비비는 감옥을 떠나 안전한 장소로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기독교 신자로 다섯 아이의 엄마인 비비는 이웃 주민과 언쟁하던 중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독한 혐의로 2010년 사형선고를 받고 8년간 독방에 수감돼 있었습니다.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이슬람의 교조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자에 대해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파키스탄 대법원은 비비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지난달 31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판결에 격분한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은 "비비를 잡아 죽이라"며 바로 격렬한 항의시위에 나섰습니다.

특히 이슬람 보수주의 정당인 TLP는 판결을 내린 대법관은 죽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등 거칠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파키스탄 정부는 이 같은 항의에 굴복, 이슬람 강경론자들이 대법원에 비비 사건 재심을 청원하는 것을 막지 않고 비비의 출국 금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입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비비의 남편은 영국과 미국 등 다른 나라에 가족의 망명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비비의 무죄판결을 끌어낸 변호사는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머지 네덜란드로 이미 출국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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