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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불만' 트럼프, 선거 끝나자 세션스 내치고 '충성파' 기용

'특검 불만' 트럼프, 선거 끝나자 세션스 내치고 '충성파' 기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제프 세션스(71) 법무장관을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오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공로에 감사하며 그가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해임 소식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장관은 추후 지명될 것이라며 매슈 휘터커 변호사가 법무장관 대행을 맡도록 했다고 밝혔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 휘터커 대행은 현재 법무장관 비서실장이다.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세션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한장짜리 서한에서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사임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세션스 장관은 서한에서 "법무장관으로 일한 것은 영광이었다"면서 "법치에 기반해 법집행 어젠다를 시행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술회했다.

그가 이날 법무부 건물을 떠날 때 마당에 모여있던 150여 명의 소속 직원이 박수를 치며 환송했다고 AP가 전했다.

세션스 장관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한 표정으로 "고맙다. 축복이 있기를"이라는 말을 남겼고, 장관직을 대행할 휘터커 비서실장과도 악수를 했다.

사실 세션스 장관은 지난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상원의원 중 최초로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고 대선캠프에도 참여한 핵심 측근이었다.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며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으로 임명된 그는 이민과 범죄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이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대선 기간에 자신이 세르게이 키슬랴크 당시 주미 러시아대사를 최소 한 차례 이상 만난 사실이 폭로된 이후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 지휘에서 스스로 손을 떼겠다고 '셀프 제척'을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후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뮬러 특검을 임명해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과정을 둘러싸고 세션스 장관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의 셀프 제척 결정을 배신 행위로 여기고 그를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9월 언론 인터뷰에서는 "나에게는 법무장관이 없다"며 그를 투명인간 취급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개표 집계가 나오자마자 법무장관 해임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7일 오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세션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이 당신의 사임을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백악관의 한 관리가 전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개입 수사에서 스스로를 제척한 세션스 장관을 경질하고 '충성파' 휘터커를 기용한 것에는 자신을 겨냥한 뮬러 특검의 수사 칼끝을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휘터커 장관 대행은 앞으로 러시아 대선 개입에 관한 뮬러 특검의 수사와 관련해 앞으로 지휘권을 맡게 된다고 법무부의 한 관리가 WP에 전했다.

연방검사 출신인 휘터커는 법무부 입성 전 특검 예산을 줄여 수사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물론, "뮬러 특검이 레드라인에 다다랐다"고 경고하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이에 민주당은 휘터커 대행이 뮬러 특검의 수사를 축소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버지니아) 의원은 성명을 내 "특검 수사에 개입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대통령의 심각한 권력 남용이 될 것"이라면서 "법무장관 교체가 대통령 권한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뮬러 특검의 수사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하거나 끝내려는 시도가 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내줌으로써 향후 정국 운영의 차질을 빚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큰 폭의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질대상 1순위로 거론돼 온 세션스 장관 외에도 로즌스타인 부장관,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이민자 문제로 갈등을 빚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개인 비위 문제가 불거진 라이언 징크 내무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자로 거론된다.

연말 퇴임하는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의 후임도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경질성이 나돌았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유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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