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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제? 미리 알려줬어야지"…국회의원에겐 '남의 얘기'

관공서 주변은 주차 전쟁…'2부제' 외면한 공무원들

<앵커>

[저기압일 때는 대류가 밑에서 올라가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없고 고기압은 위에서 내려가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고기압일 때는 미리 예보를 할 수가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예보에 맞춰서 이틀이나 사흘 전쯤에 충분히 미리 고지를 해줘야지 지금 국회의원이 모르는데…]

오늘(7일) 미세먼지 때문에 공공기관에는 끝 번호가 홀수인 차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 국회의원은 그걸 지키지 않은 이유를 방금 들으신 대로 설명했습니다. 국회뿐 아니라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정다은 기자와 백운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아침 7시 반 무렵 국회 정문. 번호판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이 줄줄이 들어갑니다.

차량 2부제 위반 문구가 떠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국회 본관에 가봤습니다. 여기도 번호판 끝자리가 짝수인 승용차가 들어옵니다.

[김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왜 짝수 차 타고 오셨어요?) 아침에 급하게 부산시 회의하고 급하게 이동하다 보니까.]

2부제 시행을 몰랐다는 대답에는 여야가 없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몰랐어요. (오늘 오전 6시부터 의무 대상인데?) 5시에 나왔는데.]

[이철규/자유한국당 : 아, 잘못됐네요. 몰랐어요, 몰랐어요. 오늘 무슨 갑자기, 갑자기 (차량 2부제는) 왜? (미세먼지 때문에요)]

국회 본관 옆 주차장입니다. 차량 2부제가 시행됐지만 주차장에는 끝 번호가 짝수인 차량이 곳곳에 주차돼 있습니다.

날씨에 따라 시행하는 비상저감조치를 하루 전에 알려주면 어떻게 하느냐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성일종/자유한국당 의원 : 나만큼 (미세먼지) 많이 아는 사람이 없어, 대한민국에. (오늘 짝수차를 타면 안 되는 날인데) 난 몰랐네. 이틀이나 삼 일 전쯤에 충분히 알려줘야지. 지금 국회의원이 모르는데 뭐… 어떻게 알아.]

[정운천/바른미래당 의원 : 밤에 갑자기 (차량 2부제) 지키라고 하는 경우가 어딨어요. 잘 홍보하고 지키게 해야지.]

취재진이 지켜본 3시간 동안 끝 번호 짝수차를 타고 국회에 들어간 의원 19명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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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정부과천청사. 정문에 홀수 차량만 들어갈 수 있다는 안내판이 걸렸는데도 짝수 차들이 줄이어 들어갑니다.

10대가 지나가면 2, 3대는 짝수차입니다.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정부과천청사 공무원 : 차를 바꿔서 차 번호를 오늘 아침에 알았거든요.]

[정부과천청사 공무원 : 집이 조금 멀어서…. (어디서 오시는 거예요?) 일산이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일환으로 공공기관의 주차장이 폐쇄되자 관공서 주변에는 주차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강서구청 방문 시민 : 돈 내고서라도 (주차)해야 하는데, 자리가 없으니까… 지금 여기만 한 3바퀴 돌고 있어요.]

정문 앞에 비상등을 켠 채 불법 주차를 하고 사라진 민원인도 있었습니다.

[강서구청 방문 시민 : 짝수도 못 들어가고 홀수도 다 못 들어가는데, 그래서 (남편이) 잠깐만 일 보고 나오면 되니까 제가 차에 있을 테니까 일 보고 나오라고 했어요.]

막무가내로 밀려드는 차량에 서울 구로구청은 정부 지침을 어기고 주차장을 개방했습니다.

[구로구청 공무원 : 지금 그냥 계도만 할 뿐이지 다시 (시민에게) 되돌아서 가시라고 하기에는….]

건설 현장을 돌아봤는데 마스크를 쓴 노동자는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서울시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면 공공 발주 공사 현장의 작업 시간을 단축하도록 했지만, 국회 스마트센터 현장에서는 공허한 외침이었습니다.

[국회 공사현장 관리자 : 오늘은 뭐 (노동시간 단축) 계획은 잡힌 건 없고요. 분진 마스크를 지급했는데 노동자들이 이걸 (마스크) 쓰면 답답해서 잘 (안 하려고 해요.)]

공직자가 머무는 일터, 공직자가 관리 감독 하는 일터 여기저기에서 솔선수범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VJ : 김종갑·이준영·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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