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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개발 소식에…" 용산구 거래 주택 33% 외지인이 샀다

"통합개발 소식에…" 용산구 거래 주택 33% 외지인이 샀다
최근 서울에서 외지인의 주택 매입 비중이 가장 높았던 곳은 용산구로 조사됐습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공원 조성과 박원순 시장의 통합개발 발언 이후 '원정투자' 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 9월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 거래량에 따르면 용산구의 서울 외 외지인 주택 매입 건수는 173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33.1%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9월 23.2%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입니다.

용산구의 주택 외지인 매입 비중은 지난 4월 31.4%에서 5월에 24.7%로 줄었다가 8월에 28.8%로 늘어난 뒤 9월 들어 33%를 넘겼습니다.

주택매매거래량 집계는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 기준으로, 주택거래 신고 기간을 고려하면 9월 신고 건수에는 7, 8월 계약분이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7, 8월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싱가포르 출장지에서 밝힌 여의도와 용산 일대 통합개발 발언으로 이들 지역의 집값이 특히 가파르게 오르던 시기입니다.

용산은 지난 6월 말 용산 주한미국사령부의 평택 이전에 따른 용산공원 조성사업 호재까지 가시화하면서 이 시기에 거래된 매물 10건 중 3.3건을 지방 등 타지역 거주자가 매입했습니다.

이는 강남, 송파, 서초 등 강남 3구의 외지인 매입 비중을 웃도는 것입니다.

용산구 한강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여러 개발 호재로 9·13대책 발표 직전까지 용산 미군기지 일대나 서울역 주변, 한남뉴타운 등지에 전국에서 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며 "일단 매물이 나오면 호가가 비싸도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부터 보내는 사람도 다수였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원정투자 수요를 줄이기 위해 9·13대책에서 오는 2020년 1월부터 9억원 초과 1주택자의 주택도 2년을 거주해야 최대 80%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체 서울 주택 외지인 매입 비중도 증가했습니다.

1년 전인 작년 9월 18.5% 선이었으나 올해 8월에는 21.0%, 9월에는 22.7%로 늘었습니다.

지방 주택시장은 침체한 곳이 많은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외지인들의 투자가 증가한 것입니다.

강남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의 주택을 안전자산으로 보고, 지방에서 자녀 명의로 집을 사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임대사업 등 투자목적의 수요가 몰리는 노원구도 9월 신고 기준 외지인 매입 비중이 23.9%로, 작년 9월 17.6%보다 늘었고 서대문구도 26.3%로 작년 9월 17.3%보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경기지역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9월 신고 기준 서울 거주자의 경기지역 주택 매입 비중은 18.5%로 8월 20.42%보다 줄었으나 작년 9월 16.4%보다는 증가했습니다.

서울 사람이 경기도의 주택을 매입하는 것은 수도권의 새 아파트 입주가 늘면서 투자 또는 실수요 목적의 손바뀜이 늘어난 영향이 커 보입니다.

서울보다 규제가 덜한 수도권의 주택을 사들인 투자수요와 더불어 서울의 높은 집값과 전셋값을 못 이겨 경기도로 밀려나는 수요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미사강변도시 등 새 아파트 입주가 늘고 있는 하남시의 경우 서울 거주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9월 신고된 전체 거래량 351건 가운데 43.9%인 154건을 서울 사람이 매입했습니다.

남양주시도 전체 1천233건 중 34.2%인 422건을 서울 거주자가 사들였습니다.

서울과 인접한 고양시도 전체 2천408건 중 28%인 674건을 서울 거주자가 매입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10월 이후 신고분에서는 원정투자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최근 서울의 집값 상승으로 지방 거주자의 원정투자가 두드러진 모습"이라며 "하지만 9·13대책 이후 거래가 감소하고 있고, 임대사업자 대출과 세제 혜택 축소, 1주택자 장특공제 거주요건 추가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당분간 원정투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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