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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미국의 이란 제재, 세계균형 파괴의도"…강한 어조로 비판

이란산 에너지의 주요 수입국이면서 미국으로부터 이란산 석유 거래금지 제재 예외를 적용받은 터키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소속 '정의개발당'(AKP)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미국의 이번 제재가 옳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가 보기에 이 제재의 의도는 세계의 균형을 깨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제국주의 세계에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국제법규와 외교 원칙과도 배치된다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이날 일본을 방문 중인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도 기자회견에서 "터키는 (미국의 이란) 제재를 반대하며, 제재에 아무 성과가 없으리라 본다"고 말한 것으로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습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란을 고립하는 것은 위험하며 이란인을 벌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면서 "제재가 아니라 의미 있는 대화와 포용이 훨씬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제재 예외를 요청하면서도 미국이 이란(제재)에 관해서는 현명하지 못하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미국은 전날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조처를 복원하면서 한국을 포함,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 등 8개국의 이란과의 거래에 대해선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터키는 이날 예외 인정을 받은 다른 7개국과는 대조적으로 대통령 등 최고위층이 직접 나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공개적으로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터키는 미국이 제재 예외 적용국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에도 두둑한 '배짱'을 드러냈습니다.

전날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아나돌루통신과 인터뷰에서 한 나라의 일방적 제재를 다른 모든 나라에 복종시키는 것은 "의미 있지도 정당하지도 않은 조처"라고 비판했습니다.

옥타이 부통령은 "우리는 미국의 제재에 관해 우리 입장을 명확하게 표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터키는 중국, 인도, 한국, 일본과 함께 이란 원유 수출의 주 고객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이란은 터키의 최대 원유 수입선으로, 터키는 이란산 원유 1천150만t을 수입했습니다.

터키는 수니파 지역 강국이지만 시아파 맹주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적으로 활발하게 교류합니다.

앞서 올해 5월 터키 국유은행 임원은 이란핵합의 체결 이전, 이란 제재가 풀리기 전 이란이 미국의 감시망을 따돌리고 석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로 미국 뉴욕남부연방지법에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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