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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화력발전 저탄장서 10여 일째 불…인근 주민 두통 호소

충남 당진시 석문면 당진화력발전소 옥내 저탄장에서 자연발화로 10여일째 유연탄이 타고 있지만 발전소 측이 이런 사실을 숨겨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면서 인근 석문면 교로리 주민들이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당진시와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쯤 당진화력 내 옥내 저탄장 탄 더미 속에서 자연적으로 불이 발생해 유독가스가 마을 쪽으로 바람을 타고 날아와 상당수 주민이 두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연탄에서 자연 발화되면 외부로 불꽃이 드러나지 않고 탄더미 속에서 연기와 가스가 배출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 불은 화재 발생 10여일 뒤인 지난달 30일 마을 주민의 신고로 알려졌습니다.

두통과 메스꺼움 등 이상징후를 느낀 주민들이 당진시와 민간환경감시센터에 이 사실을 알린 것입니다.

교로리 1·2·3구 이장단은 "노인들이 두통을 호소해 민간환경감시센터 관계자와 함께 당진화력을 방문, 불이 난 사실을 알았다"며 "화재 발생 사실을 감춘 당진화력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진화력은 60만t 용량의 실내 저탄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탄장은 18칸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중 6만t 용량의 저탄장에서 자연발화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진시 관계자는 "현재 불이 난 저탄장에 보관 중인 유연탄 3만여t이 소진됐고, 나머지는 오는 8일쯤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진화력 측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토록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진화력 측은 "태풍과 발전기 점검 등으로 석탄의 이송과 저장 기간이 늘어나 자연발화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불을 끄기 위해 탄 더미에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누르는 작업을 하면서 물을 뿌리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발화된 곳의 석탄을 외부로 옮겨 다른 장소의 유연탄보다 먼저 연료로 사용하는 소진방법을 쓰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사고가 나면 주민들에게 즉시 통보해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진화력에서는 2015년 10월에도 자연발화로 60일 정도 탄더미가 불에 타면서 유해가스가 배출돼 주민들이 고통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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