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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걸었더니 사기범에게…신종 피싱 주의보

<앵커>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사칭한 걸로 의심되는 기관이나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만약 그 전화까지 보이스피싱 일당이 가로채서 받는다면 의심은 사라지고 위험에 빠지게 되겠죠. 범죄의 진화 속도가 상상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급히 돈이 필요했던 김 모 씨가 지난달 초 한 저축은행 명의의 대출 권유 문자를 받았습니다.

상대방은 휴대전화에 은행 업무 앱을 설치하게 했고, 그 뒤 대출을 받으려면 김 씨의 계좌에 돈을 넣었다 빼서 실적을 쌓아야 한다고 안내했습니다.

의심이 생긴 김 씨는 제대로 된 대출 절차인지 확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과 해당 저축은행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김 모 씨/전화 가로채기 앱 피해자 : '실제로 이런 게 있고 가능하다'라고 하니까, 금감원에서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믿었죠.]

통화 내용을 믿고 괜찮으려니 하고, 김 씨는 자신의 은행 계좌로 들어온 3천여만 원을 빼 통보받은 다른 계좌로 넣었는데, 사흘 뒤 3천만 원을 받았던 은행 계좌가 정지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해당 계좌가 보이스피싱 돈세탁에 쓰인 걸로 의심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놀란 김 씨가 저축은행 본사로 전화해 범죄자가 직원을 사칭한다고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에 김 씨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기 일당 : 그게 바로 접니다. 그게 무슨 얘기예요. 제가 바로 ○○○이라고요. 당황하셨죠. (보내준 돈) 잘 쓰겠습니다.]

처음 금감원, 그 뒤 저축은행에 걸었던 전화 모두, 실은 보이스피싱 사기 일당에게 연결됐던 겁니다.

금융 사기 앱에는 금감원과 금융기관 전화번호들이 입력돼 있어 어디로 전화를 걸어도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전화가 가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습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해킹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 전화가 어떤 보이스피싱 사기단으로 연결되도록…. (기존의) 확인 절차들이 다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많이 우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출처가 의심스러운 앱은 휴대전화에 깔지 않는 것 외에 달리 예방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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