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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 큰 별이 지다…신성일, 폐암으로 별세

한국영화계 큰 별이 지다…신성일, 폐암으로 별세
▲ 10월초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던 故신성일

폐암 투병 중이던 배우 신성일이 타계했다.

한국 영화계의 큰 별 신성일이 4일 오전 2시 30분 전남의 한 병원에서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한국영화배우협회 측은 이날 "한국영화배우협회 명예 이사장이신 영화배우 신성일이 4일 오전 2시 반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故) 신성일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치료를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 3일부터 병세가 위독해져 그간 치료를 받아오던 전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전남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사망 오보가 나오며 한차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상태가 악화된 고인은 결국 숨을 거뒀다.

투병 중이었으나 고인은 한국 영화계의 큰 어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달 초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대중에게 인사를 전한 바 있다. 그게 고인의 생전 마지막 대외 활동이 됐다.

1937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의 본명은 강신영이었으나, 故신상옥 감독이 '뉴스타 넘버원'이란 뜻으로 지어준 예명 '신성일'을 주로 사용했다. 정계에도 진출했던 그는 국회의원 출마를 앞두고 '강신성일'로 개명했다.

1960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로맨스 빠빠'로 영화계에 데뷔한 고인은 '맨발의 청춘'(1964년), '별들의 고향'(1974년), '겨울 여자'(1977년) 등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1960년대와 70년대 최고의 미남배우이자 청춘스타로 당대를 풍미했던 그가 출연한 영화는 무려 500여편.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출연 영화 524편, 감독 4편, 제작 6편, 기획 1편 등 한국 영화계에 길이 남을 만한 독보적인 활동이다. 1967년 한 해에만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51편이다. 그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1964년부터 1971년까지 8년간 개봉한 한국영화가 1,194편인데 그 가운데 324편에 그가 등장했다.

고인은 다수의 영화에 함께 출연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여배우 엄앵란과 지난 1964년 결혼했다. 당시 두 사람의 결혼식에는 약 4,000명의 인파가 몰려 지금까지도 '세기의 결혼'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들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고인의 외도와 사업실패 등으로 40년 넘게 별거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혼하지 않고 힘들 때 서로의 곁을 지키며 인생의 동반자로서 삶을 함께 했다.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1968년과 1990년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대종상영화제 공로상, 부일영화상 공로상 등 명성만큼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1971년부터는 직접 연출을 하기도 했는데, 감독으로서 '연애교실', '어느 사랑의 이야기',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그건 너' 등을 만들었다. 1989년에는 '성일 시네마트'를 설립해 제작자로도 활동하며 '코리아 커넥션' 등의 작품을 제작했다. 영화 관련 단체 활동도 적극적이었다. 1979년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1994년에는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을 지냈다. 2002년에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과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 회장직을 맡았다.

영화계의 성공을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한 고인은 삼수 끝에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대구 동구 국회의원에 당선돼 의정활동을 펼쳤다. 현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이 그의 조카다.

영화계에선 한국 영화계에 큰 업적을 남긴 고인을 기려 장례를 영화인장으로 치를 예정으로, 구체적 절차를 놓고 논의 중이다.

유족으로 부인 엄앵란, 장남 석현·장녀 경아·차녀 수화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오는 6일이며 장지는 경북 영천이다.

(SBS funE 강선애 기자/사진=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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