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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이란 낙인, '상식'이란 절벽"…김창완이 말한 '산울림'

"'파격'이란 낙인, '상식'이란 절벽"…김창완이 말한 '산울림'
김창완 밴드가 '파격'과 '상식'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SBS의 대표 지식 나눔 프로젝트, 'SBS D 포럼'이 2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다. 김창완 밴드(보컬 김창완, 키보드 이상훈, 베이스 최원식, 드럼 강윤기, 기타 염민열)는 챕터5, '음악으로 전하는 SDF2018'이란 제목의 무대에 올라 음악과 토크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

먼저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의 공연을 선보인 후 김창완은 "이 노래를 발표한 게 1978년이었다. 산울림 노래 대부분이 데뷔하자마자 '파격'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며 "그 당시 '파격'이란 말뜻은 요즘과 달랐다. 버르장머리가 없다던지, 뼈대 없는, 멋대로인, 그런 뉘앙스였다. 우리가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나 생각했다"라고 지금과 달랐던 30년 전을 언급했다.

이어 김창완은 "저희 음악은 '상식'이란 절벽 앞에 가로막혀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아우성이었는데, 방 안에서 TV 채널선택권을 갖고 있는 어르신들은 '저게 뭐냐'라고 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그 낙인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 낙인이 지금 와서 훈장이 된 것도 아니다. 낙인은 낙인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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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은 "제 청춘시절엔 젊은이들 사이 장발이 유행이었다. 그런 젊은이들은 어른들의 눈엣가시였고, 경찰은 그들에게 가위를 들이댔다. 가요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음악 한곡이 3분 정도 되는데, 전주만 3분이 되는 노래를 발표했다. 그래서 저희 노래도 잘렸다. 방송국에서 다시 만들어 오래서, 도너츠판을 만들어 제출했다"라고 그야말로 '파격'이었던 자신들의 당시 음악세계를 설명했다.

김창완은 상식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한 게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게 강한 것'이란 말이 있다. 상식은 살아남은 것들의 집합이다. 강할 수밖에 없다. 실패와 좌절도 상식의 밑거름이 되고 저희같은 낙인찍힌 음악도 뿌리를 내리고 잎이 무성해진다"라고 전했다.

김창완은 또 "모질게만 느껴지던 지난날의 편견이 돌이켜보면 우리 음악을 가꿔온 가지치기였다"며 "오늘의 상식이 어떻게 내일을 재단할지, 또 어떤 새로운 상식이 세상의 젊은이들을 괴롭힐지, 저희도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창완 밴드는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시작으로 '내가 갖고 싶은 건', '너의 의미',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모자와 스파게티', 'Darn It', '지구가 왜 돌까?',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아니 벌써' 등의 공연을 선보여 포럼장을 콘서트장 못지않은 열기로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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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산울림'을 결성해 주옥같은 명반을 쏟아낸 김창완은 2008년 '김창완 밴드'를 결성해 새로운 밴드 사운드로 돌아와 록음악의 원천적 사운드를 구현해내며 풍부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창완은 폭 넓은 예술성을 토대로 음악 외에도 '하얀거탑', '별에서 온 그대', 최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이고,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의 DJ로 20년 가까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한편 이번 'SBS D 포럼'의 주제는 '새로운 상식: 개인이 바꾸는 세상'이다. 촛불집회, 미투, 갑질 폭로 등 일상의 부조리에 맞서 목소리를 낸 개인과 그들의 연대가 만들어낸 변화를 집중 조명한다. 할리우드 '미투' 주인공 로즈 맥고완과 '대량살상수학무기' 저자 캐시 오닐 등 외국 유명 인사를 비롯해 최영미 시인,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공동대표 등 다양한 국내외 연사들이 총출동한다. 연예계에선 래퍼 빈첸, 키디비, 김창완 밴드 등이 참여한다.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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