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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태권도 25주년 기념 남북 공연 제안에 "무조건 가겠다"

올림픽 태권도 25주년 기념 남북 공연 제안에 "무조건 가겠다"
한국 주도로 성장한 세계태권도연맹(WT)과 북한을 주축으로 발전한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오늘(2일) 오전 평양 양각도국제호텔에서 태권도 통합 및 발전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합의서에는 양 단체가 태권도 통합을 추진할 공동기구를 구성하기로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조정원 WT 총재가 ITF의 초청으로 WT 시범단을 이끌고 지난달 30일 평양을 방문한 가운데 양 단체 총재단은 다음날 1차 회의를 한 뒤 1일 다시 테이블에 마주 앉았습니다.

이 사이 진행된 실무협의에서 대략적인 합의가 도출된 상황이라 이날 만남은 합의서 서명 및 기념촬영까지 약 50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습니다.

초청자인 리용선 총재가 WT 총재단에 평양에 머무는 동안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를 물으며 "할 수 있는 것 다하려고 노력했으니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했습니다.

리 총재는 양 단체 간 협의 과정에 대해서는 조 총재에게 "태권도는 하나고 우리 사람끼리 하니 모가 날 게 없지 않으냐"고 말한 뒤 "이제 사인하면 실제 집행되는 이행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조 총재는 "이렇게 평양에 편하게 올 수 있었는데 진작에 왜 못 왔나 싶다"면서 "태권도가 앞으로 큰 역할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새벽 4시 반쯤 깼는데 다시 잠시 안 와 '앞으로 우리가 뭘 해야 하나' 생각했다"면서 "마침 내년이 태권도가 1994년 프랑스 파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지 25년이 되는 해더라"며 이를 기념하는 합동시범을 리 총재에게 즉석에서 제안했습니다.

IOC와 일정을 조율해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WT와 ITF 시범단이 합동공연을 하고, 로잔에 간 김에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파리와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 로마 등 인근 도시 몇 군데를 순회하며 합동공연을 펼치면 좋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러자 리 총재는 "적극적으로 참석하겠다. 무조건 가겠다"고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WT와 ITF는 2014년 8월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입회하에 합의의정서에 서명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해 왔습니다.

난징 합의의정서에는 상호 인정과 존중, 양 단체 주관 대회 및 행사 교차출전, 국제연맹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추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번 평양 합의서는 양 단체 간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WT가 북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ITF에 제안한 평양 내 WT 국가협회 설립 등은 이번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리 총재는 이를 염두에 둔 듯 "물도 갑자기 먹으면 목이 멘다"며 한 걸음 더 내디딘 데 의미를 뒀습니다.

그는 "이제 양국 간에도 정상회담 등을 통해 밝은 미래가 열렸으니 이 길 따라 태권도가 앞장 서보자"고도 했습니다.

조 총재도 "시기가 왔을 때 이를 놓치고 후회해서는 안 되지만 서두르지 말고 하나하나 해나가면 머지않은 시기에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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