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단독] 보건증도 없이 '해썹 순대' 만들었다…불법체류자 적발

배준우 기자 gate@sbs.co.kr

작성 2018.11.01 21:06 수정 2018.11.01 22:05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현행법상 식품 제조 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이른바 '보건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순대를 만드는 한 대형 업체가 보건증이 없는 사람들을 고용해 순대를 만들고 납품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이 회사는 식품을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해썹'인증을 5년째 유지해온 곳입니다.

배준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외국인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돼지 부속물을 나릅니다. 뒤편에서는 다른 작업자들이 쉬고 있습니다.

[순대 제조업체 전 직원 : (외국인 노동자들과 같이) 당면실에서 선별을 해요. 큰 통에 핏물 받아서 불린 다음에 소창(내장)안에 배합을 한 걸 이제 야채 넣고 당면 넣고 이런 걸(합니다.)]

이곳은 하루 생산량이 30톤에 달하는 대규모 순대 제조업체.

서울과 수도권 일대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들과 대형 마트 등에 납품하는데, 지난해 매출액이 300억 원대에 달합니다.

그런데 지난달, 이 업체에 불법 체류자들이 일한다는 제보가 SBS에 접수됐습니다.

[제보자 (지난달 12일) : 불법 체류자들을 한두 명도 아니고 80명을…그쪽(출입국사무소)에서도 기본 정보를 약간 가지고 있더라고요.]

출입국사무소가 단속한 결과 태국 등지에서 온 불법 체류자 9명이 적발됐고 10여 명은 달아났습니다.

[청주 출입국사무소 단속반 : (단속 당시 순대를) 만들고 있었고 다른 반대편 출구로 도망도 가고 막 그러는 과정도 있었죠. 불법 취업·불법 체류하는 건 본인들이 잘 알고 있으니까요.]

식품위생법상 식품을 제조하려면 건강 검진을 받고 이른바 '보건증'도 보유해야 합니다.

결핵이나 피부병을 유발하는 세균 등이 음식물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이를 어기면 허가가 취소되거나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 불법 체류자들은 건강 검진을 받지 못하다 보니 보건증은 아예 없습니다.

게다가 이 업체는 지난 2014년 식품을 안전하게 관리한다고 인증받은 '해썹' 업체입니다.

그러니까 위생 점검도 제대로 받지 않은 불법 체류자들이 해썹 업체에서 수년간 순대를 제조해왔단 얘기입니다.

[순대 제조업체 간부 : (이 주변) 공장치고 불법 (작업자) 안 쓰는 데 없어요. 비린내 나고 돼지 내장 만지는 일을 누가 합니까.]

하지만 지난 3월 이 업체가 만든 순대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일부 제품이 회수되기도 했습니다.

업체 측은 자체 위생검사도 철저히 한다고 말합니다.

[순대 제조업체 간부 : 품질 관리하는 팀이 따로 있어서 교육이나 이런 것들 다 하고요. (위생에)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내보내요.]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적발된 9명을 출국 조치하고 이 업체 간부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정성화, 영상편집 : 채철호,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