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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신공항 건설취소 후폭풍…피치, 신용 전망 '부정적' 강등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수도 신공항 건설 사업을 취소하기로 한 가운데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31일(현지시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의 잠재적 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멕시코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멕시코 국채에 대한 투자등급은 'BBB+'로 유지했다.

이번 신용등급 전망 조정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선인이 12월 취임 후 130억 달러 규모의 수도 신공항 사업을 취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암로는 지난 29일 비공식 국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여 수도 멕시코시티에 건설 중인 신공항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5일부터 차기 여당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의 지원 아래 비영리 아르투르 로센블루에트 재단이 나흘간 실시한 국민투표 결과를 보면 참여자 107만 명 중 70%가량이 건설 강행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멕시코 전체 유권자 90명 중 1명 정도만이 자발적으로 비공식 투표에 참여해 대표성 논란이 일었다.

암로는 그간 공사 수주 과정에 부패가 만연했다며 수도 신공항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 재계와 갈등을 겪었다.

피치는 "신공항 건설 취소 결정이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줬다"면서 "차기 정권이 밝힌 정유시설 증설이 시행되면 정부의 우발 부채와 차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암로 정권이 현 정권이 추진한 석유ㆍ가스 부문의 민간 개방 등과 같은 에너지 개혁 조치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는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로는 국영 석유 기업 페멕스가 더 많은 정유시설에 투자, 휘발유 수입을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멕시코가 산유국인데도 정유시설이 부족해 상당량의 휘발유를 수입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장기 집권해온 보수우파 정권이 자신의 배 불리기에만 혈안이 된 나머지 지금까지 정유설비 투자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시민사회 일각에서 나온다.

암로는 또 석유와 가스 채굴 계약 등 현 정권이 추진한 에너지 개혁 조치가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피치의 신용등급 전망 조정의 여파로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장중 한때 2% 넘게 떨어졌다가 낙폭을 줄여 20.28 페소에 마감했다.

페소화가치는 수도 신공항 건설 취소 여파로 전날에도 약세를 보였다.

페소화 가치는 이달에만 9% 하락했다.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약 2년 만에 월 기준으로는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멕시코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S&P/BMV IPC 지수도 이달 들어 11.7% 하락했다.

이는 월 기준으로 2009년 1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록한 가장 큰 낙폭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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