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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지나도 고통에 시달리는 피해자들…"군복만 보면 울렁거려"

<앵커>

이렇게 38년이 지나서야 계엄군의 성폭행이 정부에 의해 공식 확인되면서 정부의 조사를 이끌어낸 피해자들의 증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끔찍했던 그날의 기억 때문에 38년이 지난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어서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1980년 5월 19일, 고등학생이던 A 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군인들에 의해 트럭에 강제로 태워졌습니다.

A 씨는 다른 여성들과 함께 산으로 끌려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계엄군 성폭행 피해자 B 씨/5월 '그것이 알고 싶다' (99년 면담 녹음) : 막 살려 달라고 난리가 아니지, 여자들은. 그래서 그렇게 맞고. 이렇게 육체적으로 당하고. 정신이 없지 그때는 막 처음 경험이라 나이도 어리고.]

그날 이후 피해자들은 숨죽이며 살아야 했습니다.

일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정신 질환을 앓았다고 5·18 재단은 전했습니다.

38년이 흐른 올해 초 피해자 중 한 명인 김선옥 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김 씨는 80년 5·18민주화운동 두 달 뒤 합동수사본부에 끌려가 온갖 고문에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김선옥/5·18 민주유공자 (지난 5월) : 나를 여관으로 데리고 갔어요, 그 사람이. 나는 거기서 아무 저항을 못 했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나를 짓누르는 영상이, 나의 분노가… 용서할 수가 없는 거예요.]

김 씨의 폭로가 나오자 정부는 공식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피해자들을 정부 조사관을 만나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린다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5·18 단체들은 계엄군 성폭행은 국가적 범죄 행위라며 피해자들의 치유를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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