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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 보면 속 울렁거려"…38년 지나도 고통 여전

<앵커>

정부 조사를 통해서 오늘(31일) 사실로 확인될 때까지 피해자들은 그날의 악몽과 싸우면서 40년 가까운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려서 힘들다고 말합니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장훈경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1980년 5월 19일, 고등학생이던 A 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군인들에 의해 트럭에 강제로 태워졌습니다.

A 씨는 다른 여성들과 함께 산으로 끌려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계엄군 성폭행 피해자 B 씨/5월 '그것이 알고 싶다' (99년 면담 녹음) : 막 살려 달라고 난리가 아니지, 여자들은. 그래서 그렇게 맞고. 이렇게 육체적으로 당하고. 정신이 없지 그때는 막 처음 경험이라 나이도 어리고.]

그날 이후 피해자들은 숨죽이며 살아야 했습니다.

일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정신 질환을 앓았다고 5·18 재단은 전했습니다.

38년이 흐른 올해 초 피해자 중 한 명인 김선옥 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김 씨는 80년 5·18민주화운동 두 달 뒤 합동수사본부에 끌려가 온갖 고문에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김선옥/5·18 민주유공자 (지난 5월) : 나를 여관으로 데리고 갔어요, 그 사람이. 나는 거기서 아무 저항을 못 했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나를 짓누르는 영상이, 나의 분노가… 용서할 수가 없는 거예요.]

김 씨의 폭로가 나오자 정부는 공식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피해자들을 정부 조사관을 만나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린다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5·18단체들은 계엄군 성폭행은 국가적 범죄 행위라며 피해자들의 치유를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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