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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복지모델 폄훼 美 백악관 보고서…덴마크 총리 '발끈'

북유럽 복지모델 폄훼 美 백악관 보고서…덴마크 총리 '발끈'
사회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의 북유럽이 미국보다 조세 형평성과 생활수준이 떨어진다는 미국 백악관의 보고서에 대해 덴마크가 발끈했다.

'가짜 뉴스'라고 일축하며 "누가 최고의 모델인지 겨뤄보자"고 했다.

30일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2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누가 최고의 사회 모델을 갖고 있는지를 놓고 미국인과의 경쟁에 언제라도 참여할 것"이라며 "덴마크는 매번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무센 총리는 "그렇다. 우리는 많은 세금을 내고 있지만 다시 그만큼 되돌려받는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이어 "우리 아이들은 당신이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에 관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아프면 병원에 가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실직 등의 문제가 생겨 지원이 필요하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도울 태세가 돼 있다"고 체제 자랑을 늘어놓았다.

가장 행복한 나라 순위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던 덴마크인들이 갑자기 얼굴을 붉히게 된 것은 지난 23일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가 '사회주의의 기회비용'이라는 72페이지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비롯됐다.

사회주의 병폐를 지적하기 위한 이 보고서는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5국의 생활수준이 미국보다 최소 15% 낮다고 진단하며 북유럽 복지모델까지 폄훼했다.

특히 이들 북유럽 5국에서 고소득자가 세금을 더 부담하는 정도인 개인소득세 누진성이 2017년 현재 1.2∼1.9%로 미국(8.0%)보다 크게 낮았다며 소득 재분배를 중시하는 북유럽이 미국보다 못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를 이들 북유럽 5국과 함께 분류하기까지 했다.

덴마크인들이 보고서에서 가장 어이없어하는 대목 중 하나는 미국에서 픽업트럭을 구매 보유하는 비용이 덴마크보다 크게 낮다고 강조한 부분이다.

재생에너지 강국인 덴마크가 내연기관 자동차 유지비용을 의도적으로 높이려 하고 2030년까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것을 애써 눈감았다는 것이다.

덴마크 야당도 라스무센 총리의 의견에 동조했다.

사회민주당의 대외정책 대변인 닉 해커룹은 이 보고서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를 겁주려는 술책'이라고 규정한 뒤 이 보고서를 '가짜 뉴스'로 분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스무센 총리가 소속된 자유당 대변인 미카엘 아스트룹 젠센도 "웃기는 일"이라며 "중간선거를 겨냥한 것이 틀림없다. 일부 미국 정치인이 덴마크에 갖고 있는 긍정적 평판을 떨어 뜨리려는 목적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덴마크의 의료보험 보급, 교육 및 유급 육아휴직 등 요소를 고려하면 덴마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미국인보다 물질적으로 더 풍족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CBS방송은 2016년 현재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79세인데 비해 전국민이 무상 의료혜택을 받는 덴마크인은 81세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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