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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부상, 주러 미 대사와 어색한 조우…대화 안 해

북한 외무성 부상, 주러 미 대사와 어색한 조우…대화 안 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신홍철 북한 외무성 부상이 29일(현지시간) 현지 행사장에서 존 헌츠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와 조우했으나 아무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북미 고위 외교 인사는 이날 모스크바 시내 국제무역센터에서 열린 러시아 동방학연구소 설립 200주년 기념행사에 각각 하객으로 참석해 행사장 앞, 뒷 열에 나란히 앉게 됐습니다.

신 부상이 먼저 수행 인사들과 함께 행사장에 도착해 대형 홀 앞쪽 두 번째 열의 지정된 귀빈석에 자리를 잡았고, 뒤이어 헌츠먼 대사가 역시 수행원들과 함께 입장해 신 부상 일행 바로 뒤쪽의 세 번째 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신 부상이 뒤로 돌아보면 바로 얼굴을 마주 보게 되는 위치였습니다.

신 부상과 헌츠먼 대사는 행사 시작에 앞서 러시아 정부 대표로 참석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등 러시아 측 인사들이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이들과 각각 활발하게 인사하며 환담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둘은 서로 눈길이 마주칠 때마다 어색하게 쳐다보기만 할 뿐 악수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주변 측근들이 상대방에 대해 소개를 한 듯했지만 누구도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머뭇거리듯 서 있던 두 인사는 행사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과 함께 자리에 앉았고 결국 북미 간 대화는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두 인사의 어색한 조우는 최근 급물살을 타던 북미 간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였습니다.

이후 헌츠먼 대사는 행사 도중 먼저 자리를 떴고, 신 부상은 마지막까지 남아 행사 후반부에 축하 연설을 했습니다.

신 부상은 연설에서 "조선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는 선대지도자들이 마련해주신 전략적이며 전통적인 조러(북러) 친선 관계를 변함없이 고수하고 지속해서 건설적으로 발전시키는데 언제나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의 숭고한 민족애와 평화수호 의지, 대용단에 의해 조선반도를 배회하던 전쟁의 검은 장막이 걷히고 평화와 번영, 정세 완화의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조선반도의 평화 보장을 위한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고 있는 데 대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러시아의 벗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신 부상은 30일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나 양자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선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와 북러 정상회담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했던 페스코프 대변인은 취재진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방러 계획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 문제가 (양국 외교) 현안에 올라와 있지만 아직 장소나 시기와 관련해 정확한 합의는 없다"면서 "현재 외교 채널을 통해 논의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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