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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정국 '대혼란'…대통령 "암살 시도도 있었다"

스리랑카 정국 '대혼란'…대통령 "암살 시도도 있었다"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의 정국이 큰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어정쩡한 '1대통령 2총리' 체제가 된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암살 계획까지 적발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에서 지난 26일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해임한 이유에 대해 "장관 한 명이 나에 대한 암살 계획과 연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수사관의 조사를 받는 한 용의자가 이 장관의 이름을 밝혔다"며 "그 장관은 나와 전 국방장관을 암살하려는 계획과 관계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리세나 대통령은 그 장관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시리세나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지난 몇 주 동안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나리오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주장을 처음 제기한 경찰 정보원 나말 쿠마라는 28일 위크레메싱게 총리와 육군 사령관 출신인 사라스 폰세카 야생동물부 장관을 배후로 지목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스리랑카 정국은 시리세나 대통령이 연정 파트너인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전격 해임하고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새 총리로 임명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2015년 당선 후 위크레메싱게 총리와 연정을 꾸려 정부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양측은 경제 정책과 국정 전반에 관해 심각한 이견을 노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총리 취임 선서까지 했지만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헌법상 내가 총리"라고 맞서고 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 측은 2015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의 총리 해임권이 없어졌기 때문이 이번 총리 해임 조치는 불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카루 자야수리야 국회의장도 위크레메싱게가 적법한 총리라고 인정하고 나섰다.

이에 시리세나 대통령은 의회 활동을 내달 16일까지 중지시켜 버렸다.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의회 내 자신의 지지세력이 다수파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나서자 아예 의회의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지난 28일에는 이 같은 정국혼란이 총격 사태로 번졌다.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내각에서 석유장관을 맡았던 아르주나 라나퉁가 전 장관의 경호원이 시리세나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총을 발사했다.

경찰은 대통령 지지자들이 라나퉁가 전 장관을 인질로 잡으려고 시도하자 그의 경호원들이 이들에게 실탄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3명이 총에 맞았고 한 명이 숨졌다.

이런 와중에 라자팍사 총리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조기 총선을 통해 의회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 총선은 2020년 열릴 예정이지만 연정이 사실상 분열됨에 따라 조기 선거를 통해 정국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2005년 이후 10년간 스리랑카를 통치하며 '독재자'로도 불린 라자팍사 총리는 2015년 3선을 노리다가 시리세나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후 2016년 자신의 지지세력을 모아 스리랑카인민전선(SLPP)을 새롭게 만들었고, 지난 2월 기초의원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며 정계 영향력을 회복했다.

이 같은 혼란상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지난 28일 성명에서 스리랑카 정계를 향해 "협박과 폭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시리세나 대통령에게는 "국회를 소집하라"고 요청했다.

이웃 나라 인도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친중국 성향인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정계 전면에 나섬에 따라 스리랑카와 중국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주스리랑카 대사를 통해 라자팍사 측에게 '새 총리 취임 축하 메시지'를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나라로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을 맡고, 총리는 내정에 관한 행정권을 책임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대통령 권한이 총리보다 훨씬 더 강한 편이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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